"슬프지만 이게 안전"…미국 지하철 뉴요커 사진의 비밀

입력 2025-01-08 20:26   수정 2025-01-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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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낮은 사회의 단상. 거칠다(Rough)."

지난 6일 엑스(X)에 게재된 한 미국 누리꾼의 사진이 현지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게시물 작성자는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 역사 내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촬영해 올리며 이같이 설명했다.

사진을 보면 시민들이 모두 약속한 듯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다. 최근 뉴욕 시내 지하철역에서 급증한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범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브웨이 푸싱이란 열차가 진입하는 순간 승객을 갑자기 선로로 밀쳐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사진은 엑스에 게재된 지 사흘도 안 돼 227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아무도 그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다", "나도 출근할 때 저런 모습이다", "슬프지만 저게 안전하다", "아무도 못 믿는 세상이 됐다" 등 대부분 씁쓸하지만 공감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로 뉴욕 지하철 범죄는 점점 늘어날뿐더러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어 미국 내에서도 중대한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께 뉴욕 지하철 맨해튼 18번가 역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휴대전화를 보며 열차를 기다리던 40대 승객을 갑자기 밀쳐 선로로 떨어뜨린 뒤 달아났다. 피해 남성은 기적적으로 생존했으나 두개골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지난달 22일에는 과테말라 출신의 30대 남성이 열차에서 잠든 여성의 옷과 담요에 돌연 불을 붙여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해 3월에는 렉싱턴 애비뉴 125번가 승강장에서 한 20대 남성이 지하철을 기다리던 50대 남성을 선로로 밀쳐 열차에 치여 숨지게 했고, 2022년 1월에도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지하철역에서 60대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지하철에서 발생한 중범죄는 573건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살인사건은 2023년 대비 2배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올해부터 새롭게 거둘 9달러(약 1만3000원)에 달하는 '뉴욕시 혼잡통행료' 수입을 바탕으로 지하철 역사 내 안전 펜스 설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도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종류의 폭력도 우리의 지하철 시스템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이런 무작위적인 폭력 행위는 뉴욕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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