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소비자가 지갑을 닫은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소상공인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흥행 참패 원인은 계엄 사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8.4%가 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한 답변이 37.7%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에도 좀처럼 소비심리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다.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갔는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일방적인 주장만 내뱉고 있다. 백척간두에 선 기업과 국민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정치가 경제의 숨통을 터주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해서 앉아서 체념만 하고 있을 순 없다. 호시절에도 폐업하는 가게는 있었고, 아무리 불경기여도 소문난 맛집 앞은 문전성시다. 이번 동행축제 때도 솜씨협동조합은 기획전을 통해 ‘티엔미미 홍콩식 토마토탕면 밀키트’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약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입닭갈비’ 제품을 동행축제 기간 온라인으로 판매한 성화푸드는 지난달 매출이 17배 늘었다.
이 회사는 제품 개발 전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닭갈비를 즐기고 싶어 한다는 수요를 파악했다. 이후 한입 크기로 손질된 닭갈비를 만들었고, 이번 동행축제 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떻게 제품을 구성하고, 어떤 판매 전략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내수가 어렵다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K뷰티와 K푸드는 외국인에게 더 이상 낯선 브랜드가 아니다. 정부가 다양한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움츠린 어깨를 펴고 더 혁신하겠다는 자세로 나서야 새로운 길,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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