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사과값 내리고 배값은 치솟았다

입력 2025-01-08 17:05   수정 2025-01-0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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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대표적 명절 과일인 사과와 배 가격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초 가격이 폭등해 ‘다이아 사과’로까지 불린 사과는 올해 가격이 안정됐지만 배는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올랐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사과(부사)의 개당 소매가는 2672원으로 전년 동기(2923원) 대비 8.6% 떨어졌다.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인한 냉해 피해로 사과 생산량이 급감하며 가격이 개당 500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배(신고)는 전년 대비 26.57% 오른 4263원으로 집계됐다.

사과와 배 가격이 따로 움직이는 이유는 수확 철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늦더위가 9월 말까지 이어지며 이때 수확하는 과일에 열과 피해가 발생했는데, 10~12월 수확하는 사과보다 9~10월 수확하는 배가 더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에 많이 쓰이는 대과의 피해가 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하며 가격이 올랐고, 선물용 대과는 40%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재배 면적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1년 내내 수요가 높은 사과의 재배 면적은 지난해 기준 3만3000㏊에 달한다. 산지도 경북 충북 강원 등 남북으로 넓게 분포해 있다. 이에 비해 명절 선물과 제수용 수요가 대부분인 배는 재배 면적이 9000㏊로 사과의 4분의 1 수준이다. 생산량 자체가 적다 보니 이상 기온 등으로 작황이 나쁘면 가격 탄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설 명절 선물세트에도 반영됐다. 이마트는 4.1㎏짜리 사과 선물세트 가격(행사가 기준)이 지난해 설 5만9920원에서 올해 4만9700원으로 1만원 낮아진 반면, 배 선물세트는 4만1860원에서 5만5300원으로 32% 올랐다.

백화점과 마트들은 명절 선물세트 가격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정 산지인 ‘셀렉트팜’을 통해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춰 배 선물세트 가격 인상률을 한 자릿수로 최소화했다. 이마트는 가격이 안정된 사과, 샤인머스캣, 곶감 등을 활용한 선물세트 물량을 늘렸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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