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새로운 제품을 대거 선보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6.22% 급락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되살아나며 9.53% 급락한 지난해 9월 3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 주가 고공 행진에 힘입어 재계 글로벌 스타로 부상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그를 '테크 업계의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업 초창기에 사무실 구할 돈이 없어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사업 구상을 하고, 회사가 자금난에 빠졌을 땐 자신의 연봉을 1달러로 줄여 그 돈으로 인재를 영입했던 그는 이제 세계 10대 부호에 진입했다.
젠슨 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모습이다.
그는 이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루 호텔에도 어김없이 검은색 가죽 재킷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올 6월 2일 컴퓨텍스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할 때도, 지난해 같은 행사로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지난해 9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을 때도 시그니처인 검은색 가죽 재킷 차림이었다.
그가 가죽 재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된 건 2013년부터다. 2016년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Q&A 행사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에서 자신을 엔비디아 CEO라 소개하며 "여러분은 저를 ‘가죽 재킷을 입고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하는 사람’으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게 터틀넥 스웨터와 리바이스 청바지가 있다면 그에게는 톰 포드 가죽 재킷이 있다. 지난해부터 그해 출시한 새 시즌 재킷으로 갈아입긴 했지만, 그전까지는 20년 동안 같은 가죽 재킷을 애용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젠슨 황은 2017년 이후 최소 6벌의 가죽 재킷을 입었다.
그가 처음부터 가죽 재킷을 입은 건 아니었다. 2013년 CES에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다음 해인 2014년부터 황은 공식 석상에 가죽점퍼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젠슨 황은 한 인터뷰에서 "가죽 재킷을 입는 이유는 매일 아침 옷을 고르는 데 들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그에게 이런 아이디어를 준 것은 아내와 딸로 전해졌다.
그가 입은 가죽 재킷은 하이엔드 브랜드 톰포드가 2023년 선보인 제품으로, 송아지 가죽을 엠보싱 처리해 고급스러운 무드가 난다. 가격은 8990달러(약 1313만원)이다.
한편 그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해 "내일(8일)이 수요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처럼 삼성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다.
그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recover)"이라고 자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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