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부진했지만"…증권가, '반전 전망' 내놨다 [종목+]

입력 2025-01-09 08:10   수정 2025-01-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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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6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증권가 추정치를 20%가량 밑돈 성적이다. 스마트폰·PC 수요가 줄어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부문의 적자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사적 저점에 있어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 투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0.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다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으로 10조원 안팎까지 예상했다가 최근 전망치를 7조원대까지 낮춰 잡았다. 하지만 잠정치는 하향 조정된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주원인은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악화"라며 "반도체(DS부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수요 악화, 감가상각비·성과급 추가 충당·연구개발(R&D) 등 비용 증가, 파운드리 사업 대규모 적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LSI 사업 부문은 4분기에만 2조33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평택공장 가동으로 비용은 늘었지만,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고정 영향으로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2024년 비메모리 부문의 적자는 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막대한 투자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에게 더 급한 것은 본업인 메모리의 경쟁력 회복"이라고 제시했다.

작년보다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됐다. 메모리 재고가 줄고 있으며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고객사와 제조사가 보유한 범용 메모리 재고가 줄어 2분기부턴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중국 이구환신(낡은 가전제품 교체 시 보조금 지급 정책) 지원 범위가 스마트폰까지 확대돼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1분기 중 엔비디아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제품의 최종 품질 승인이 예상되고, 파운드리 사업은 생산라인 재조정과 효율화로 하반기부터 작자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악재는 주가에 모두 반영저점 매수 관점서 접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밸류에이션을 봤을 때, 모든 악재가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돌고 있다.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 주가 상승 트리거(계기)를 찾기는 어렵지만,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재무적 악재 중 상당 부분은 이미 반영됐다. 현시점에서 연간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삼성전자에 7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다만 iM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1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내렸다. 올해 내내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8만4000원을 제시했다. 오는 5월 전후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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