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3구 중 강남구 집값이 보합권에 접어들었다. 아직 하락한 것은 아니지만 강남구가 보합권에 접어들면서 강남 3구 역시 흔들릴 수 있단 의견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집값은 전주에 이어 2주 연속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마지막 주(25일)부터 상승세를 시작한 서울 집값은 40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다 작년 12월 마지막 주(30일) 보합권에 접어들었다.
강남 집값이 보합을 기록했다. 강남 3구 가운데 한 곳인 강남구는 최근 서초구 집값이 치고 올라오면서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서울 집값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곳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3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월 거래된 39억3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낮아진 금액이다.
대치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새해 들어 분위기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며 "작년에 (대통령 탄핵 등) 뒤숭숭하지 않았냐. 강남이 다른 지역보다 늦게 내리긴 하겠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상반기에 일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남구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정상적인 등락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집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아직은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조정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남 3구 내 서초구나 송파구는 이번주 각각 0.03%씩 오르면서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초구는 서초동과 반포동에서, 송파구는 송파동과 오금동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나오는 중이다.
강북권은 핵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주춤하다. 강북 주요 지역인 마포(0.01%), 용산(0.04%), 성동(0.04%)과 이들 주변 지역인 광진(0.03%), 영등포(0.02%) 등은 집값이 올랐다.
다만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노원(-0.01%), 도봉(-0.02%), 강북(-0.01%), 금천(-0.02%), 구로(-0.02%), 관악(-0.02%) 등 외곽에 해당하는 지역은 집값 하락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선호단지나 재건축 추진 단지 등에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밖의 단지에선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전셋값은 0.01% 내렸다. 전주 보합에서 하락 전환했다.
성동구(-0.09%)는 성수동과 행당동을 중심으로, 동대문구(-0.08%)는 장안동과 이문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 공급 물량이 나와서다. 강동구(-0.03%)는 둔촌동과 천호동 구축을 중심으로, 송파구(-0.03%)는 신천동과 잠실동에서 가격이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일부 상승거래가 체결되고 있지만 입주 물량이 있는 지역과 구축에서는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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