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이 '오징어게임'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임시완은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 인터뷰에서 "빅뱅은 저희 시절 스타 중의 스타였다"며 "그런 빅뱅 출신 탑과 같이 연기를 하고, 제가 포크를 찌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징어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임시완은 투자 유튜브 채널 '진기명기'를 운영하는 유튜버 명기 역을 맡았다.
명기는 코인(암호화폐) 투자 방송을 하다가 잘못된 투자로 자신은 물론 구독자들까지 거액의 손해를 보게 만든 후, 빚쟁이와 구독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다 게임에 참가하게 된 인물이다.
임시완은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했고, 2012년 방영된 MBC '해를 품은 달'을 시작으로 tvN '미생', 영화 '변호인',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등의 작품 등을 통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마스크와 섬세한 표현력으로 캐릭터를 온전히 자신의 색으로 녹여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극 중 빅뱅 출신 탑이 연기한 타노스와 대립각을 세우는 설정인 영기를 연기한 것에 대해 "그 시대 빅뱅은 연예인 중에서 연예인이었다'며 "대기실을 따로 쓰느라 잘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며 인사를 하는 것만 해도 '눈길 준거 같은데' 해도 화두가 되는 가수였다. 광희가 '빅뱅이 너 옷 본 거 같아'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탑 씨를 포크로 찍는데, 가장 자극적인 장면이라 그런지 반응도 많이 나왔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을 찍으면서 탑이 부상을 당한 사실도 전했다. 임시완은 "탑 씨와는 액션스쿨도 같이 다니고 그랬는데, 생각해보면 그 장면에 가장 미쳐야 하지 않나"라며 "그래서 정신없이 찍다가 탑 씨가 갈비뼈가 부러졌다. 부상 투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권투를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져봐서 얼마나 아프고 아린지 안다. 숨도 못 쉴 정도다"며 "원래 촬영을 멈춰야 하는데,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하더라. 연예인 중의 연예인의 경력이 남다르다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또 함께 출연한 선배 연기자 중 가장 고마웠던 선배로 송영창을 꼽으며 "먼저 다가와 주고 챙겨주셨다"고 전했다. 다음은 임시완과 일문일답.
▲ '오징어게임2' 인기를 실감하나.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엄청나게 빨리 늘더라. 공개 후 100만이 넘게 늘었다. 제가 얼마 나오지도 않았는데. 확실히 인기가 대단한 거 같다. 제 반응도 찾아보고 있다.
▲ 팔로우 수가 갑자기 늘어서 '실수할까 무섭다' 이런 생각도 들 거 같다.
제가 인스타 감성이라는 게 없는 사람이다. 사진도 노력해서 인지하지 않으면 찍을 생각을 못 해서 항상 후회한다. 'SNS에 올려야 소통이지' 이런 걸 글로 배우고,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건 아니다. 공개하고 있는 촬영장 사진도 찍어주신 거 받아서 올리고 있다.
▲ 조유리와 아이돌 출신이라는 것도 다시 주목받았다. '소년시대' 강혜원에 이어 아이즈원 멤버와 연이어 호흡하고 있다.
아이돌인지 몰랐다는 걸 친구들이 보내준다. 제가 아이돌 출신이 맞아서 스스로에겐 놀라운 느낌은 안들더라. 두 사람이 같은 그룹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냥 하나하나로 봤고, 각각 괜찮은 사람이자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연기자로 잘될 수 있겠다', '잘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 MZ세대 '킹받는 말투'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칭찬이다.
연기에 대해 칭찬해 줄 때 가장 기분 좋고, 짜릿한 느낌이 드는 거 같다. 연기에 대한 평가를 받을 때 쾌감이 온다. 그래서 '킹받는다'이런 반응도 제가 좋아하는데, 요즘 세대를 관통하는 정서 아닌가. 그런 반응도 기분 좋다.
▲ 제아로 활동했던 시기에 함께 활동한 빅뱅 출신 탑도 함께 출연했다.
그 시대 빅뱅은 연예인 중에서 연예인이었다. 대기실을 따로 쓰느라 잘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며 인사를 하는 것만 해도 '눈길 준거 같은데' 해도 화두가 되는 가수였다. 광희가 '빅뱅이 너 옷 본 거 같아' 이런 말을 할 정도였다. 그런 탑씨를 포크로 찍는 거다.(웃음) 탑씨와는 액션스쿨도 같이 다니고 그랬는데, 생각해보면 그 장면에 가장 미쳐야 하지 않나. 그래서 정신없이 찍었다. 그러다 탑씨가 갈비뼈가 부러졌다. 부상 투혼이었다. 저도 추성훈 형과 복싱을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져봐서 얼마나 아프고 아린지 안다. 숨도 못 쉴 정도다. 원래 멈춰야 한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촬영을 진행하더라. 연예인 중의 연예인의 경력이 남다르다고 느꼈다.
▲ 그런데 그의 연기에 불호 반응도 나왔다.
연기라는 게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있을 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가 만약 타노스를 한다고 했을 때 '그만큼 못하겠다'는 생각은 했다. 특히 그 랩을 했다면, 이 작품이 나올 즈음에 모든 SNS 활동을 접고 산속에 숨어가 있을 거 같다.
▲ 분량이 적다고 했지만, 크레딧에 올라간 이름 순서는 이정재, 이병헌 다음이었다.
대본을 보고 '분량이 많지 않다'는 걸 알았음에도 시즌1을 너무나 재밌게 본 작품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영광이고 의미라 생각했다. 그래서 분량에 대해서는 아쉬움이나 욕심도 안 들었다. 저도 크래딧 순서가 궁금하다. 원년 멤버인 위하준 배우도 있고 선배님들도 대단히 많으신데, 모르겠다. 큰 의미는 없는 거 같긴 하다. 예전에도 이름 순서를 신경 쓰진 않았다. 그런데 그걸로 분량이나 활약을 추측하고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죄송하긴 하다.
▲ 시즌3에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도 될까.
살긴 살았으니까, 시즌 3에도 나온다.(웃음) 그리고 준희랑 명기랑 관계성이 얽히고 설킨 사연들이 생겼다. 이런 것들이 풀릴 수도 있고, 꼬여갈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은 조명될 거 같다. 명기를 찍으면서 그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본질적인 선함과 악함이 무엇인지. 명기에게 있어서 '착한 건지, 나쁜 건지 모른다'라는 말이 나온다면, 연기에 대해 칭찬한 거라 생각한다. 감독님이 생각한 명기도 착함과 나쁨 그 사이에 있는 사람이었다. 사람은 선택에 따라 상대적인 건데, 그게 인간다운 모습이지 않나 싶다.
▲ 명기는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잠수이별'을 하고, 상금을 함께 타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무책임하고 회피 성향의 면모가 더 부각됐는데, 명기의 선함은 어떤 걸까.
선천적으로 나쁜 건지, 환경 때문에 나쁘게 된 건지 갈림길에 서서 생각했다. 저는 선천적으로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사람을 볼 때 '쟤는 진짜 나빠'하는 사람이 있고, 현명하지 않은 선택을 연속해서 하면서 '왜 저러냐' 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저는 후자로 보이길 바랐다. 선택의 순간 항상 나쁜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 누가 봐도 나쁜 놈인데 '임시완이 연기해서 덜 나빠 보인다'는 반응도 있었다.
감독님도 '임시완이면 착해 보일 수 있다'는 말도 해주셔서 그게 촬영 내내 숙제였고, 고민이었고, 그걸 키워드로 쫓아가려 했다. 연기적으로 악역은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악역을 도전했는데, 주변에서 '문득문득 그 눈빛이 보인다'고 해서 이제 당분간 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이왕이면 착한 연기를 해야겠다.
▲ 실제로 코인 투자를 해봤나.
발은 담그고 있다. 시대에 발은 맞추려 한다. 투자 성적은 명기 같진 않다. 알트코인 건 관심 없다.(웃음) 코인 유튜버 설정이지만, 따로 그런 방송을 보기보다는, 제가 본 유튜버 라이브 방송을 생각하며 휴대전화로 찍어보면서 준비했다.
▲ 시즌1의 팬이었다고 했는데, 시즌2의 촬영장을 보고 어떤 느낌이었을까.
황동혁 감독의 촬영 현장은 연기자로서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하시고, 그 속에서 '더 좋은 게 없을까' 계속 고민하신다. 통상적인 준비까지 끝난 후, 현장에서는 여유로움까지 보여주신다. 그래서 연기를 하는 현장에 있어서 이상향을 보여주신 거 같다. 그래서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시즌1 팬이다 보니 영희도 그렇고, 숙소 침대 프레임, 핑크 병정과 계단 이런 걸 보니 '아, 이게 아이돌을 보는 팬들의 마음이구나' 싶더라. 목이 돌아가는 영희를 보니,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 영화 '비상선언' 촬영 중 충분히 친해지지 않았는데, 이병헌의 빈말에 집에 찾아간 걸로 화제가 됐다. 이번엔 좀 친해졌을까.
또 놀러 갔고, 이번엔 선배님이 저희 집에도 오셨다. 선배님이 먼저 '너희 집에 놀러 갈게'라고 하셨다. 그런데 날짜를 제가 잡은 거 같긴 하다. 제가 제육볶음도 해드렸다.
▲ '오징어게임2'에서 많은 선배 연기자들과 연기하면서 어땠나.
연기도 연기지만, 현장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궁금했다. 선배님들이 현장을 다루시는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관심 있게 보게 된 거 같다. 특히 송영창 선배가 먼저 다가와 주셔서 많이 챙겨주셨다. 감사했다. 존경하는 선배다.
▲ 작품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선배 복이 많다'는 얘기가 이번에도 나온 거 같다.
제가 현장에 갈 때마다 주안점으로 삼는 건 현장을 잘 아우르는 거다. 저는 후배로만 있었는데, 점점 어느순간 저를 '선배'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라. 제 것만 하기도 바쁘고 정신이 없는데 선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거 같다. 그래서 선배님들은 어떻게 능숙하게 다루시는지 보고 배웠다. 이병헌 선배는 위트가 넘치시고, 이정재 선배는 상대의 호흡을 잘 고려해주시더라. 카메라 각도 때문에 눈이 안마주칠때도 있는데, 진심을 다해 최대한 맞춰 주시더라. 연기를 잘하는 건 당연한 거고.
▲ '미생' 출신 강하늘, 전석호와도 다시 만나게 됐다.
좋고, 반가우면서 '배우가 많이 나오니까 이렇게 겹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같은 작품에 나온 사람들과 또 보니 반갑다.
▲ 애정하는 작품인데 관심만큼 논란도 많았다.
인기가 많은 만큼 그 인기에 대한 득과 실이라고 생각한다. 분량이 많은 인물이 아니니까, '오징어게임'이라는 현상을 떨어져 볼 수 있는데, 문화를 만들어낸 작품이라 그런 건가 싶더라.
▲ 할리우드 진출 욕심은 안 나나.
한땐 그게 해외 진출 성공의 대명사 같은 느낌이었는데, 인식이 바뀐 거 같다. 할리우드뿐 아니라 더 글로벌하게 연기로 소통할 기회가 다양해진 거 같다. OTT뿐 아니라 시도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오징어게임' 시리즈 역시 연기자로서 저라는 사람을 연기자로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안이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지만, 다방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 많아져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 'GD와 친구들'로 불린 김태호 PD의 MBC 신규 예능 '굿데이'도 찍었다.
신기하다. 나이만 같을 뿐, 그 친구는 문화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 아닌가. 그런 사람을 보면서 다른 세계 존재 같더라.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건 예능의 접근이 아니라 GD라는 인물에 대해 존경의 마음이 출발점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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