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미래 이끄는 다크호스 14인 [2024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⑤]

입력 2025-01-15 07:00   수정 2025-01-15 08:59

‘신인상’은 생애 한 번뿐인 기회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다크호스 애널리스트’는 1990년대생, 그중에서도 경력 5년 이내(금융투자협회 기준) 애널리스트 중 2024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부문별 10위권에 첫 진입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영광의 14인을 소개한다.

첫 6위.

신한투자증권의 최규헌, 메리츠증권 오정하 애널리스트가 데뷔하자마자 축포를 쐈다. 톱10 진입을 넘어 각 부문의 6위에 올랐다. 이번 다크호스 14인 중 가장 높은 순위다. 두 사람 모두 만 3년 차. 최 애널리스트는 1995년생, 오 애널리스트는 1997년생이다.

최규헌 애널리스트는 유틸리티 부문에서 다크호스에 선정됐다. 신한투자증권에서 수소·연료전지 부문을 담당하는 최 애널리스트는 수소 산업을 필두로 신에너지 시장을 개척하고 유틸리티 분야로 발을 넓히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안팎의 평가도 좋다. 그는 자료의 퀄리티와 세미나에서 보여준 전문성이 연차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방패와 창’이란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159쪽의 방대한 이 보고서는 기술적 통찰과 시장의 흐름을 모두 담아내며 투자자들에게 신에너지 산업의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수소와 관련된 프로젝트부터 가스공사의 요금 정상화,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에너지 트렌드 전반을 아우르는 분석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운송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소비에 국경은 없다’란 심층 보고서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보고서는 세부적이고 심도 있는 분석이 강점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시장 내 주요 동향과 구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인 보고서로도 호평을 얻었다. 각 섹터별 핵심 요약과 세부적 분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주요 포인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7위에 오른 한승연(제약·바이오), 최영광(석유화학) 애널리스트는 모두 NH투자증권 소속이다. 첫 10위권 진입과 동시에 7위란 ‘행운의 숫자’를 거머쥔 두 사람은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인재 육성 시스템에서 배출됐다. 신예 애널리스트로서 두각을 드러낸 이들은 섹터별 전문성을 강화하며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다크호스다.

특히 한승연 애널리스트는 ‘베스트’ 출신인 박병국 전 애널리스트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신약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당 트렌드에서 국내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신선한 보고서로 투자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1991년생의 최영광 애널리스트는 올해로 4년 차다. 해외 대학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하고 졸업 논문으로 기업분석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애널리스트의 꿈을 키웠다.

이번 평가에서 ‘다크호스’로 선정됐지만 그는 일찍이 싹을 틔웠다. 한경비즈니스가 2023년 상반기 리서치센터장 추천으로 뽑은 ‘베스트 리포트’에 공동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민재·이재광·정연승·최영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그해 6월 8일 펴낸 ‘그린에너지·방위산업-미·중 패권 경쟁 속 기회 요인’ 보고서다. 그의 강점은 산업과 기업의 명암에 대해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솔직함이다.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옥석을 가려내려는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8위에 오른 주인공은 3인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양승윤(운수창고), 메리츠증권의 김민영(엔터테인먼트·관광), KB증권의 최용현(철강·금속) 애널리스트가 각 섹터에서 8위에 자리했다.

이들 중 1991년생으로 가장 맏형인 최용현 애널리스트는 올해로 3년 차다. 미디어·광고 부문을 담당하던 그는 올해 하반기 첫 철강 섹터에 데뷔했다. 미디어·광고 부문에서는 이미 5위에 오른 저력의 신예다.

양승윤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12위에서 4계단 올랐다. 15인의 애널리스트가 겨루는 운송 부문에서 그의 도약은 전문성과 분석력을 입증한 결과로 평가된다.

김민영 애널리스트는 1997년생으로 다크호스 중에서도 막내다. 올해 2년 차 애널리스트로 엔터테인먼트·레저 부문에서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8월에 쓴 ‘K팝 파이 늘리기’란 심층 보고서는 엔터사의 신사업과 IP 확장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으로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분석이 투자 결정에 신뢰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 10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린 다크호스는 총 6인이다. 메리츠증권의 김동관(스마트폰·통신장비), 유안타증권의 이승웅(통신), 키움증권의 권준수(2차전지), 하나증권의 위경재(조선·중공업·기계)·안도현(운송), 현대차증권의 신동현(건설·건자재) 애널리스트가 각 부문별 10위에 자리했다.

한편 이번 다크호스는 메리츠증권에서 가장 많은 애널리스트가 나왔다. 14인의 애널리스트 중 오정하, 김민영, 김동관 등 3인이다.

‘화수분’으로 통하는 이 리서치센터는 외부 수혈 없이 인적 자원을 배출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비용 절감을 위해 리서치 어시스턴트(RA)를 단기 인턴으로 채용하는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정규 신입 직원으로 채용한다. 이렇게 채용된 RA는 매년 6개월 이상의 교육 과정을 받고, 승격 시험 합격 후 정식 애널리스트로 데뷔할 수 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2인으로 많았다.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에서 각각 1인의 애널리스트가 다크호스로 선정됐다.

부문별로는 35개 섹터 중 운송에서 다크호스 경쟁이 치열했다. 6위(오정하), 8위(양승윤), 10위(안도현) 모두 1990년대생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 외엔 모두 기업분석에서 고루 배출됐다.

전략 부문에서는 다크호스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해당 부문이 상대적으로 시니어 애널리스트 중심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전략 부문에서는 경험과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며 장기간 업계에서 축적된 데이터 해석 능력과 네트워크가 성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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