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유로화의 달러 1:1 패러티(1:1 교환) 하회 가능성 및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화는 이날 유로당 1.0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유로당 1.02달러까지 가치가 하락하는 등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지는 '패러티' 현상이 나타나거나, 1:1 비율마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방침 등 강력한 무역 정책 시행 우려 영향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인식이 유로화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유로존의 성장 부진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의 정치적 불안이 심화되는 것도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금센터는 이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쳐 유로당 1달러 수준 이하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여지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로화 출범 이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00년 2월~2022년 11월, 2022년 8~11월 등 두차례 뿐이다.
김용준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1:1 교환비율을 하회할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성이 확대 되면서 유로존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환율정책 관련 관심도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특히 "수십억달러 규모의 '유로/달러 배리어 옵션'이 소멸되면서 헤지 수요가 몰려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다른 통화의 달러 대비 약세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유로화 약세가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김 위원은 평가했다. 김 위원은 "트럼프 신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그동안 누적된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감으로 달러의 추가 강세 폭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유로존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조치가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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