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해외 건설 분야에서 371억1000만달러를 수주해 누적 수주금액이 1조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목표(4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5년(461억달러) 후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023년(333억달러)보다도 11.4% 증가했다.
작년 해외 건설 수주는 ‘제2 중동 붐’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수주액이 184억9000만달러로 전체의 49.8%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파딜리프로젝트는 공사 금액이 73억달러에 달한다. 아시아(71억1000만달러)와 유럽(50억5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작년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19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카타르(47억5000만달러)와 미국(37억4000만달러) 순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동 무력 충돌 등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설 외교, 민·관 협력 등의 성과로 254개 해외 건설 기업이 101개국에서 605건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개발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투자개발 사업 수주액은 51억7000만달러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직접투자와 PIS(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 펀드 등 정부의 정책 지원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는 1965년부터 진출한 해외 건설 ‘맏형’인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이 1454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14.5%를 차지했다. 삼성물산(9.2%) 삼성E&A(9.0%) 현대엔지니어링(7.3%) GS건설(7.1%) 대우건설(7.0%)도 700억달러 이상의 수주 실적을 쌓았다.
수주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1960년대~1990년대 초반에는 토목건축 분야에 수주가 집중됐는데 최근엔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분야가 52.4%를 차지할 정도로 강세다.
해외 건설 수주가 한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에서 건설수지가 차지하는 비중(2023년 기준)은 13%에 달한다. 세계 20대 경상수지 대국 중 1~2위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신도시 개발, 철도 건설, 투자개발 사업 등을 활성화해 해외 건설 수주 2조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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