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에 달렸다간 난리 난다"…러닝족 직장인 '주의보' [건강!톡]

입력 2025-01-12 07:16   수정 2025-01-1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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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름 '얼죽런'(얼어 죽어도 러닝)이라고 자부했는데…이번주는 정말 힘들던데요."

지난해 여름부터 '하루 3km 뛰기'를 매일 실천했다는 20대 마포구 상암동 직장인 한모 씨는 "이번 주는 퇴근 후 월드컵공원을 뛰려는데 너무 추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번 주만큼은 못 뛰겠다"는 겨울 러닝(달리기)족의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서울 체감 온도가 영하 19도(9일 기준)까지 떨어지는 등 맹추위가 이어져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러닝족들이 한파에도 '런태기'(러닝과 권태기를 합친 신조어)를 우려해 러닝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무리한 야외 운동은 저체온증과 무릎 부상의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러닝은 심혈관계와 호흡계 건강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신 운동 중 하나다. 기온이 낮을수록 신체에서 열을 더 많이 발산하기 때문에 겨울철 러닝이 지방 연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러닝족들에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까지 이어진 '러닝 크루' 열풍까지 더해 이번 달에만 전국에서 12개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나 추운 날씨는 몸을 경직시키기 때문에 평소보다 준비운동이나 방한용품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건강한 러닝을 위해선 먼저 실내에서 10분 이상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 체온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발목 염좌 등 부상을 방지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육을 이완할 수 있는 팔다리 돌리기 등 스트레칭이 좋다.

저체온증, 동상, 동창은 겨울철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한랭 질환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129명의 한랭 질환자가 신고됐으며, 이 중 86%가 저체온증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러닝을 할 때도 저체온증의 우려가 있다. 땀으로 옷이 젖으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얇은 옷을 최소 세 겹 이상 많이 껴입는 것이 가장 좋다. 땀을 빠르게 흡수·건조하는 기능성 의류를 먼저 입고, 보온성이 뛰어난 플리스나 다운 재킷, 마지막으로 방풍·방수 기능이 있는 고어텍스 소재를 선택하면 한파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마스크, 모자, 귀마개, 넥워머 등 스포츠 방한용품을 착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전문가에 따르면 통상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때는 야외 러닝을 자제해야 한다. 미국 스포츠의학회는 "영하 22도보다 기온이 낮으면 극도로 추운 날씨에 의해 근육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30분 이내에 조직 손상이 발생하며 냉기로 피부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겨울철 야외 러닝이 독인 사람도 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추운 날씨에 달리면 피부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노인도 굳어 있는 관절과 근육으로 인해 다치기 쉽다.

당뇨로 인해 발끝 말초 부위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인 '당뇨발'이 있어도 주의가 필요하다. 러닝을 하다 발에 작은 상처가 생기면, 일반인은 금방 아물지만 당뇨 환자는 궤양으로 번지는 등 치명적일 수 있다.

겨울철 평소 운동 습관이 무너질까 봐 신경 쓰인다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최근 실내 고강도 운동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하이록스'가 알려지기도 했다. 러닝과 크로스핏을 결합한 운동이다. 헬스 기구인 '마이마운틴'을 활용한 운동도 주목받고 있다.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러닝을 할 때는 낙상 등 부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얼음 표면 위를 달리는 것을 피하고 평평한 지반에서 뛰는 게 좋다"며 "고령층의 경우 스트레칭이나 실내 자전거 등 가벼운 실내 운동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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