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아파트가 3억7000만원에 팔려…대구 집주인 '비명'

입력 2025-01-11 16:51   수정 2025-01-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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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가진 대구 아파트값이 60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때 낙폭이 축소되면서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전국적인 매수세 위축에 다시 내림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주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대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3% 내렸다. 2023년 11월 셋째 주(-0.01%) 하락 전환한 이후 1년2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기간 누적 변동률은 -5.57%에 이른다.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다른 지역 중에는 세종(-0.08%), 부산(-0.07%), 인천(-0.07%)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남(-0.06%), 경북·전남·제주(-0.05%) 등도 갈수록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최고가 대비 30~40% 떨어진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수성구 범물동 범물영남보성 전용 134㎡는 지난 7일 최고가(6억원·2021년 3월) 대비 38% 내린 3억7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수성구 만촌동 만촌화성파크드림3차 전용 84㎡는 신고가 14억원(2020년 11월)보다 5억원(35%) 가까이 떨어진 9억여원에 손바뀜했다. 수성구 파동 ‘수성못코오롱하늘채’ 전용 84㎡도 최고가 5억7500만원 대비 38% 떨어진 3억6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한때 미분양 물량 적체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최근 청약시장 호조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작년 4월 공급된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6.7대 1을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분양에 나선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도 12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내며 ‘완판(완전 판매)’에 성공했다. 공급 물량 감소도 청신호로 여겨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 입주 물량은 2023년 3만5673가구에서 작년 2만3057가구로 줄었다. 올해엔 1만242가구 정도만 집들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대출 규제 강화와 정국 불안으로 대구 집값이 약세를 보이지만 조만간 하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절대적 공급량이 많다 보니 단기적으로 낙폭이 크게 나타났을 뿐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며 “전셋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작년 3분기부터 감소한 점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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