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직후부터 집주인이 호가를 1억원은 올렸습니다. 그만큼 매수 문의도 많이 오고 있어요. 설 이후엔 실거래로 확인할 수 있을 텐데, 그땐 (매수가) 늦을지도 모르겠네요.”(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공인 대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서울역~운정중앙역 구간이 지난달 28일 개통하며 정차역이 있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도 호가가 1억원 이상 오른 데다 일부 물건은 거래도 성사되는 등 시장에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다. 앞서 개통한 GTX-A 남부 구간(화성 동탄역~서울 수서역)과 달리 서울 접근성이 확실히 개선되면서 주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TX 개통 기대감에 2022년 9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되기도 했던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7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9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오는 등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
역 주변 다른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호가는 높아지고, 최근 거래도 다시 활발해지는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중앙역 지하에 대규모 버스환승센터가 들어서면서 비교적 거리가 있는 단지들도 GTX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역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일부 단지는 전용면적 84㎡의 호가가 여전히 5~6억원대로 저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운정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장은 호가가 높아지고 있는데, 아직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매물을 계약하는 사례도 많다”며 “특히 GTX 정차역에 가까운 단지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운정중앙역은 입주 예정 단지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다. ‘’우미린더센텀’과 ‘운정3이지더원’, ‘운정3제일풍경채’ 등인데, 모두 내년 입주가 예정돼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들 단지 모두 역과 도보가 가능해 입주를 시작하면 매매와 전·월세 시장 모두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버스 노선이 잘 갖춰져 있던 동탄 쪽과 달리 파주와 일산은 GTX 개통으로 인한 출퇴근 시간 감소 효과가 크다”라며 “서울 출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며 이를 노린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했다.
GTX가 정차하는 일산 주변도 비슷한 반응이다. GTX-A는 킨텍스역과 대곡역에서 정차하는데,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1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단 소식에 주변 단지들의 호가가 크게 올랐다. 역과 가까운 ‘한화포레나킨텍스’ 전용면적 84㎡의 경우, 실거래가는 10~11억원 사이로 형성됐는데, 최근 같은 크기의 호가가 15억원까지 올랐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수준의 가격대다. 전셋값 역시 최근 5~6억원대 매물은 줄고 최고 7억원대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등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다만, 정차역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일산신도시 단지들과는 거리가 있어 수혜 단지는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일산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내년 입주가 예정된 고양 장항 등을 생각하면 GTX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삼성역 정차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제대로 효과를 받기까지 시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