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무더기로 취소"…베트남 갑자기 울상인 이유

입력 2025-01-10 15:05   수정 2025-01-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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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사고 여파로 한국인이 많이 찾는 베트남 관광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저비용 항공(LCC)에 불안감을 느끼는 여행객들이 여행을 줄줄이 취소하면서다.

9일(현지시간) 베트남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은 최근 관광객 급감이 목격된다. 현시기는 통상 한국인 관광객의 베트남 여행 성수기인 12~4월에 속하는 데다 설 연휴를 앞둔 대목이다.

베트남 남부의 유명 관광지 푸꾸옥에서 주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운송 회사는 승객 수가 최대 30%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3월까지 예정됐던 한국인 단체 관광도 30%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참사 이후 한국인들이 항공편 이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꾸옥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세일링 클럽 레저 그룹'도 참사 후 예약 건의 10%가 취소됐다. 신규 예약도 30%나 감소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중부 다낭의 한 4성급 호텔 소유주는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0일까지 50~60명의 손님이 무더기로 숙박을 취소했다.

유명 관광지 냐짱이 속한 베트남 남부 카인호아성 관광협회도 참사 후 이곳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30~40% 줄었다고 밝혔다.

한국인은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760만명 중 한국인이 약 457만명(26%)에 달해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중국인(약 374만명)보다도 약 100만명이 더 많은 수준이다.

올해 새해에도 베트남을 찾을 예정이었던 외국인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아고다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에 베트남 숙소를 예약한 외국인 1위는 한국인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무안 제주항공 사고 후 분위기가 확 바뀐 것. 제주항공에 따르면 참사 당일부터 다음 날 오후 1시까지 국내선·국제선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8000건이다. 서울에 사는 A씨는 VN익스프레스에 "베트남을 10번 정도 여행했고, 대부분 저가 항공을 이용했다"며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하며 더 이상 저가 항공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베트남 관광 업계는 "참사 발생 후 2주 정도가 항공편 취소 심리가 가장 클 때"라며 2월부터는 한국 관광객 수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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