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0일 16: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BBB급(BBB-~BBB+) 비우량 기업들의 조달통로가 좁아들고 있다. 이들 회사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끝난 결과다. 여기에 하이일드 펀드의 주요 투자처인 공모주 시장도 움츠러 들었다. 고금리 이자 수익을 좇는 개인 투자자 수요 기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인 한진은 오는 13일 회사채 600억원어치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올해 처음 공모 회사채에 도전하는 BBB급 기업이다. 신용등급 ‘BBB’ 두산도 오는 14일에 회사채 4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한진과 두산 수요예측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BBB급 회사채의 투자심리를 확인할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시장 분위기는 밝지 안다. BBB급 회사채 ‘큰손’으로 자리 잡은 하이일드펀드의 기세가 주춤해서다.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 과세 혜택이 올해부터 적용되지 않아서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A3+급 이하 전자단기사채 포함)를 45% 이상 편입하고, 국내 채권 비중 60% 혹은 A급 비중 15%를 유지하는 상품이다. 지난해까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하이일드펀드 가입액 3000만원까지15.4% 세율이 적용되는 분리과세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절세혜택이 종료되면서 하이일드펀드 가입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것도 BBB+급 이하 회사채 수급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BBB+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담는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우선 배정받았다. 하지만 연초 대어로 꼽힌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선언하는 등 IPO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하이일드펀드가 비우량 회사채를 보유할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우량 기업들은 리테일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점을 앞세워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일부 비우량 기업은 사모채 시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일 500억원어치 사모채를 찍었다.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은 ‘BBB+’로 책정됐다. 한화오션이 사모채 시장을 찾은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사모채 조달은 공모채 시장과 달리 수요예측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