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지하철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범죄를 피하고자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는 모습이 국내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서울시 지하철을 재조명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들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 지하철에 왜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을 설치하지 않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지하철은 한국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에 걸쳐 262개 전역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했다. 이에 스크린도어 도입 전인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사망자 수는 연평균 37.1명이었으나, 도입 완료 후인 이날 기준 연평균 0.4명(서울메트로 0.3명·서울도시철도공사 0.1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2012년 이후 사상 사고는 0건이었다.
시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게 된 배경에는 선로에 갑자기 뛰어들거나,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을 밀쳐 숨지게 하는 충격적인 '묻지 마' 사건 등이 있었다. 이명박 시장 시절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하다가 2006년 오세훈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설치, 완성했다.
탑승객 등 안전뿐만 아니라, 지하역사 승강장 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스크린도어 설치 후 지하역사 내 미세먼지 농도는 약 20% 감소했으며, 설치 후 승강장 소음도 7.9%(78.3→72.1dB) 줄어들었다. 또 승강장과 선로를 차단하면서 승강장 냉방 효율도 증가해 일일 약 1억8100만원, 6~8월간 약 167억원의 전력비용을 절감했다.
오 시장은 2019년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를 찾는 유튜브 영상에서 "시장직을 수행할 때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스크린도어를 서울시 모든 노선에 다 집어넣자는 결론을 내렸다. 스크린도어 들어온 뒤부터 굉장히 안전해졌다"며 "아마 뉴욕이나 파리나 런던 같은 외국에서 지하철을 타본 분들은 '우리나라 지하철 정말 깨끗하고 좋다'고 실감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내에서 서울 지하철이 재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엑스(X)에 올라온 한 뉴욕의 지하철 승강장 사진이 큰 화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면 시민들이 모두 약속한 듯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다. 최근 뉴욕 시내 지하철역에서 급증한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범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브웨이 푸싱이란 열차가 진입하는 순간 승객을 갑자기 선로로 밀쳐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사진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지 네티즌들은 "아무도 그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다", "나도 출근할 때 저런 모습이다", "슬프지만 저게 안전하다", "아무도 못 믿는 세상이 됐다" 등 대부분 씁쓸하지만 공감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로 뉴욕 지하철 범죄는 점점 늘어날뿐더러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어 미국 내에서도 중대한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사진은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지하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저리 선진국에서 스크린도어를 설치 안 하는 이유가 뭔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해결될 텐데", "진짜 해외 나가면 우리나라 지하철 최고다", "이런 기사 보면 대한민국 참 살기 좋은 나라", "뉴욕보다 서울이 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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