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금에 각각 100만달러(약 14억 6040만원)를 기부했다. 이로써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최고 금액이 모였다.
9일(현지시간) CNBC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금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샘 알트만 오픈 AI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취임식 기금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바 있다.
전날인 8일 NY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취임위원회 기부금이 2억달러(약 2920억원)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기 취임식 모금액인 1억1700만달러(1700여억원)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써 기부금은 한화로 3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에 줄곧 비협조적인 입장을 취하며 각종 규제로 압박했던 만큼,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친트럼프' 행보를 펼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수년 동안 미쳐 날뛰며 그들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혁신적인 경쟁을 억누르고 미국인과 소규모 기술 기업의 권리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MS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기금에도 기부를 한 바 있다. MS는 "트럼프 당선인의 2017년 취임식과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각각 5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반면 구글이 대통령 취임식에 돈을 기부한 것은 처음이다. 구글 측은 "우리는 유튜브 생중계와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2025년 대통령 취임식을 지원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미국 법무부와의 검색 및 광고 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지난 8월 유죄 판결을 받아 해체 위기에 몰린 상황으로 '반독점법 집행'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 또는 단체가 취임식에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은 제한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정책에서 기업과 미국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 겸 사장은 지난주 블로그에서 "전 세계에 미국의 AI를 신속하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국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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