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귀환을 앞두고 유럽 동맹국들은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두 번째 임기에 그 어느 때보다 핵심 동맹국에 더 강력해질 것이며, 첫 번째 임기보다 훨씬 더 혼란스럽고 대립적인 관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서방 국가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가장 중요한 유럽 동맹국 중 다수는 30년간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실패를 맞고 있다.
유럽은 경제적으로 디지털 시대 시험에 실패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기업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파멸적인 기후 정책 수용은 그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속 불가능한 복지 국가는 전망을 어둡게 한다.
쇠퇴의 길을 걷는 유럽
정치적으로도 유럽 동맹들은 유럽연합(EU)을 위대하게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EU 관료제는 너무 느리고, 너무 많은 유보와 타협을 반복한다. 이민 정책과 관리 실패로 각국 정치권은 때로는 좌파에서, 때로는 우파에서 급진적인 움직임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실패는 더 극적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중동 무질서, 러시아 침략, 중국의 약탈적 경제 정책에 더 취약하지만 이러한 도전과 다른 도전에 대한 대응은 무능하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난민 물결이 유럽 전역에 정치적, 사회적 위기를 촉발했지만 유럽 외교는 이 지역에서 본질적으로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유럽은 후티 반군의 홍해 방해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시작한 지 거의 3년이 지났지만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 에너지를 구매해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의 잘못된 친환경 정책으로 중국은 유럽 경제와 사회 안정 기둥인 자동차산업을 파괴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유럽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이 필요하지만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국이 직면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지는 약해졌다. 한때 강대국이던 유럽 지도자들이 마러라고 트윗 하나하나에 떨고 있는 이유와 트럼프 2기가 1기보다 유럽에 더 많은 도전 과제를 안겨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이상 미국 외교의 중심 아냐
유럽은 조 바이든 정부에서 벗어나는 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약해진 유럽을 바라보는 마가(MAGA) 인사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의 쇠퇴는 미국에도 좋지 않다. 수정주의자들이 활개 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가능한 모든 도움을 필요로 할 것이고, 미국의 목표는 무덤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유럽을 소생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유럽은 역사에서 그 역할을 포기했다. 이스라엘, 인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는 유럽보다 더 정확하게 시대 징후를 읽었다. 페론주의 꿈에서 깨어난 아르헨티나는 서반구에서 중요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은 미국 외교 정책의 미래에서 유럽 국가보다 더 중요한 국가다.
유럽은 더 이상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이 아니며, 기적에 가까운 회복이 없다면 미래의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포스트 서구 세계’에 대한 정책을 형성할 것이다.
원제 ‘Nations Prepare for a Post-European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