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기대감 '뚝'…3대 주가지수 급락 [뉴욕증시 브리핑]

입력 2025-01-11 07:25   수정 2025-01-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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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더 뜨겁게 나오자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을 던진 것이다. 예상을 대폭 웃돈 고용 수치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꺾이면서다.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6.75포인트(1.63%) 급락한 41,938.45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91.21포인트(1.54%) 밀린 5,827.04, 나스닥종합지수는 317.25포인트(1.63%) 떨어진 19,161.63에 장을 마쳤다.

미국 노동부는 작년 12월 비농업 고용이 전달보다 25만6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6만명을 10만명 가까이 웃도는 결과다. 직전 달의 수정치 21만2000명보다도 4만명 넘게 많았다. 실업률도 4.1%로 시장 예상치와 직전월 수치 4.2%를 밑돌았다.

고용 수치만 놓고 보면 미국 경제는 더할 나위 없이 견고했다. 고용 결과에 자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2bp나 치솟았고 달러인덱스는 장 중 110선 목전까지 뛰었다. 이는 고용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고용마저 열기를 더하면 연준은 경기를 식히기 위해 고금리를 더 유지해야 한다.

증시도 이같은 분위기에 휩쓸렸다. 12월 고용지표의 발표 직후 주가지수 선물은 1% 가까이 급락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일부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장 중 내내 이어졌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메타를 제외하고 모두 떨어졌다. 애플이 2.41%, 엔비디아는 3.00% 내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무더기로 주저앉았다. 통상 고금리 환경은 성장주에 불리하다고 여겨진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2.42% 급락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TSMC만 강보합으로 버텼을 뿐 나머지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AMD는 골드만삭스가 치열한 경쟁 환경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76% 떨어졌다. 브로드컴은 2.18% 밀렸다. Arm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마블테크놀로지도 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가 1.6% 급락한 점도 눈에 띈다. 전통 산업 관련주와 우량주, 가치주는 성장주보다 고금리 환경에 더 버티기 유리하다고 여겨지는데 이날 투자심리는 성장주 못지않게 나빴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와 비자, 코카콜라가 1%대 하락세를 보였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골드만삭스는 3% 넘게 떨어졌다. 월마트와 셰브런 정도만 1%대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이날 하락으로 S&P500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뒤 기록한 상승분을 거의 모두 토해내게 됐다. 선거일 이후 S&P500의 수익률은 지금까지 0.5%에 불과하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12월 고용지표는) 경제에는 좋은 소식이지만 최소한 지금은 시장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라며 "다만 12월 고용이 예상보다 많았으나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고용시장이 더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리의 전망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금리동결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에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급등하면서 물가 불안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2025년 1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73.2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74.0에서 1.1% 하락한 수치다. 반면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3%로 급등했다. 직전 달의 2.8%에서 크게 오르며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직전 달의 3.0%에서 3.3%로 올라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굴러떨어졌다. 금융과 부동산, 기술은 2% 넘게 급락했고 산업과 필수소비재, 통신서비스도 1% 이상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7포인트(8.14%) 오른 19.54를 기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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