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와 KFC 케첩 등이 최근 북한 식당에서도 포착됐다.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제품들이 북한 일반 식당에 반입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의 일상을 브이로그에 담는 중국 유학생이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구와 함께 평양의 '창광원식당'에서 식사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식탁에는 그가 주문한 '닭튀기(김)'와 코카콜라 캔, 중국어로 표기된 KFC 케첩이 함께 올려져 있었다.
한국의 '옛날통닭'을 연상케 하는 영상 속 닭튀김은 소금과 함께 그릇에 올라왔다. 가격표에는 닭다리튀기·닭날개튀기 5.3달러(7770원), 랭면(200g) 3.5달러(5130원), 대구편튀기 3.6달러(5276원) 등으로 게재됐다. 외화를 받는 식당인 것으로 보아 북한의 중산층 이상의 주민들 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식당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학생이 올린 또 다른 영상에서는 평양의 수제버거집으로 알려진 '모란봉 서광 식당'에서 치킨과 함께 맥도널드 케첩과 갈릭칠리소스가 포착되기도 했다.
과거 북한은 '미제 프랜차이즈' 음식을 견제하면서도 외국 방문객이 드나들 수 있는 고급 복합편의시설에서 원두커피, 코카콜라 등을 판매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제로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나오는지는 확인된 바 없지만, 평양의 '해당화관'이라는 커피숍 전광판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홍보영상에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북한의 콜라 사랑은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콜라를 모방한 제품들이 그동안 종종 매체에 등장했으며 다양한 탄산음료 등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고 선전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지난 2015년 김일성경기장에서 콜라로 보이는 음료를 놓고 남자축구경기를 관람한 사진이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2000년에는 중국에서 생산된 코카콜라 수백 상자가 북한에 수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으며, 2002년에는 부산에 온 북한 만경봉호에 코카콜라 자판기가 있는 게 목격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코카콜라 중국법인은 중국 회사임으로 북한 진출에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미 중국에서 들여온 코카콜라를 평양에서 특정 계층에게 판매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KFC 중국법인에서 만든 식품들도 북한에서 공수해 재판매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식생활을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면서 북한식 수제 햄버거, 스파게티 등을 적극 선전하기도 했는데, 이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일회용 케첩이나 코카콜라가 실물로 노출된 적은 없었다. 제품들이 중국어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중국 유학생들이 북한에 들고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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