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너마저"…연초 일본株 힘 못쓰는 이유 [김일규의 재팬워치]

입력 2025-01-11 16:05   수정 2025-01-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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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도 로켓 스타트를 끊지 않을까’. 일본 증시에서는 새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를 통한 개인 매수, 새해 들어 자금 여유가 풍부한 해외 투자자 유입으로 연초 주가 상승 기대가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러나 “올해는 헛발질에 그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도쿄증시에서는 전날 9~11월 결산을 발표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모회사)이 7%가량 급락했다. SMBC닛코증권은 9일 보고서에서 “중국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중국에서 고전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커버해 예상 이상의 이익을 냈지만, “이익 잉여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패스트리테일링 주가 하락 영향으로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가량 떨어진 39,190에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도쿄증시 개장 첫날인 1월 4일엔 떨어졌지만, 다음 날인 5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0일에는 33년 만에 34,000을 넘어섰고, 12일에는 36,000에 근접했다. 작년 1월 주가지수옵션 특별청산지수(SQ) 산출 땐 전날 결산을 발표한 패스트리테일링이 한때 7%가량 상승하며 지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올해는 1월 10일이 1월 SQ 산출이었지만, 패스트리테일링 주가는 1년 전과 반대로 크게 하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도 개장 첫날인 6일엔 하락했지만, 다음 날인 7일에는 2%가량 급등하며 로켓 스타트 재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기세가 꺾인 것은 미국의 변조가 큰 이유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이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재연에 대한 경계로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8일에는 한때 4.73%까지 올라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0일 미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조기에 광범위한 관세를 도입할 것을 염두에 두고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급증했다. 9일에는 올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의결권을 보유한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각각 강연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뜻을 나타냈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채 금리(명목)에서 예상 인플레이션율을 뺀 실질 금리는 10년물이 이번 주 들어 2.2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가장 높았던 2.28%를 넘어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향후 1년 이내에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재인상을 시장이 반영할 확률은 지난해 12월 10%대였으나, 올해 1월 들어 40% 가까이 상승했다. 금리 인하 횟수 감소는커녕 주가에 역풍이 될 금리 재인상 가능성을 미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반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주식 밸류에이션에 최적 수준인 4.00~4.50%를 명확히 상회함에 따라 올 상반기 다양한 종목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주가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8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 “연초에 큰 폭의 조정이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증시에서는 올해도 작년처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져 주가를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러나 “해외 투자자의 출동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변조에 일본 주식도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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