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동경했던 기업인을 만나다니…" 역대급 라인업에 '열광'

입력 2025-01-12 10:06   수정 2025-01-1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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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열정이 눈빛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별 토론 때는 노트북과 포스트잇을 활용하며 열띤 대화를 이어갔다. 평소 동경했던 기업인이 강단에 오르면 있는 힘껏 목청을 높이며 연호했다. 지난 9일부터 2박 3일간 한국경제인협회가 기업가를 꿈꾸는 2030 청년 150명을 대상으로 강원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에서 연 ‘2025 퓨처 리더스 캠프’ 얘기다.

행사 기간 주목받았던 것은 토크콘서트 연사의 역대급 '라인업'이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흑백요리사 제작진이었던 모은설 방송작가 등이 마이크를 잡았다.


11일 토크콘서트 연사로 나선 모은설 작가는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프로그램 중 팀 대항전에서 최현석 셰프가 “실패하면 내가 책임진다”고 하며 강한 리더십이 돋보인 장면에 대해서도 말했다. 모 작가는 “리더는 결국 목표를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이끌어 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평소 후배 방송작가들에게 해줬던 조언을 끌어와 참석자들에게 응원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라. 너는 그걸 해내면 큰 희열이 있을 것이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여러분도 조금 무모한 것에 도전해 보는 게 저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많은 것이 인간을 대체할 것 같지만 사람을 성장시키거나 (감동을) 울리는 것, 뭔가 이 사람이 다른 걸 해보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은 지난 10일 연사로 나서 회사의 성장 과정을 비롯, 양자컴퓨터·AI·로보틱스 등 세 영역의 기술 트렌드를 심도깊게 설명해 기술 창업을 꿈꾸는 참석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그는 “메가존클라우드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2001년에는 불과 저도 7인의 스타트업일 뿐이었고 매출은 7억원에 불과했다”며 “15년 전까지는 거의 존재감 없는 회사였고 저 역시 20여년을 무명배우와 같은 존재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장 가도를 타고 빛을 본 것은 불과 그의 창업 인생에서 5~6년 정도에 불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첫날(9일) 토크콘서트를 이끈 ‘연쇄창업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기업은 공채를 줄이고 경력자를 원하는 추세”라며 “사수(동료)가 괜찮은 곳에서 빨리 커리어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비교적 초기 창업 환경이 잘 구축된 나라”라며 “창업 전 참고해볼 수 있는 자료와 저서, 도움을 받을 만한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가급적 많이 학습하고 창업해야 실패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불닦볶음면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김정수 부회장은 "너무 맵고 매운맛은 해외서 잘 안된다는 사내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이 때문에 포기했다면 지금의 불닭 지금의 삼양 없었을 것"이라며 "리더는 두려움을 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두려움에 멈추지 말고 본인 판단 하에 행동하는 것이 리더의 모습"이라고 조언했다.

참석자들은 여러 차례의 팀 미션과 선배 사회인들의 강의를 들으며 기업가 정신과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이 많다고 한 대학생 이도현(건국대 기술경영학과 3학년)은 “평소 존경했던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라며 “캠프를 통해 동기부여를 제대로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역을 170여일 남긴 군인인 김형일(24) 씨는 국방부 추천 선발로 캠프에 참여했다. 그는 “관광학과를 졸업하고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뭘 준비할지 두려움을 없애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담오’의 권혜정 대표(33)는 “20대 초반부터 제 나이까지 다양한 분들이 같은 조에서 토론하는 경험에서 큰 영감과 아이디어를 받았다”고 말했다. 행사를 위해 없던 명함을 새로 만들어 가져와 본인을 소개하는 대학생도 있었다. 박준민(경상대 지역시스템공학과 4학년) 씨는 ”다양한 배경과 나이를 가진 참가자들과 한 자리에서 어울린다는 경험 자체만으로도 크게 만족스럽다“고 했다.

눈에 띈 것은 캠프를 처음 기획하고 제안한 류진 한경협 회장의 태도였다. 2박 3일간 4번의 토크콘서트를 모두 경청했고 캠프 참가자들에게 준 흰색 후드티를 똑같이 맞춰입고, 같이 도시락을 먹으며 틈틈히 대화를 나눴다. 폐회 때까지 자리를 줄곧 지키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셀피’를 찍는 등 행사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협회 기업인들을 초청하는 7월 제주 하계포럼과 함께, 미래 기업가로 성장할 청년을 모시는 1월 퓨처 리더스 캠프를 한경협의 양대 대표 행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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