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보다 심각하다...꽁꽁 언 '소비심리'

입력 2025-01-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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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지난해 소매판매액이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이는 2003년(-3.1%)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21년 만에 최대 폭의 감소다. 당시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대출에 따른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소비 절벽이 나타난 바 있다.

소비 절벽은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포함해 모든 상품군에서 나타나고 있다.

작년 1∼11월 내구재와 준내구재·비내구재 소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3.7%, 1.3% 감소했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동반 감소세다.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IMF 때도 1년 만에 반등했는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모든 상품군 소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바로 이듬해 반등한 바 있다.

내구재인 승용차 소비는 2023년 7.6% 늘었지만 지난해 6.5%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보합(0.2%) 수준을 유지했던 준내구재 의복 소비도 작년 3.2% 감소로 돌아섰다.

비내구재인 음식료품도 소비가 부진했다. 고물가의 여파다. 2023년(-1.8%)에 이어 지난해에도 2.5% 줄며 낙폭을 키웠다.

음식료품 소비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21년까지 16년 연속 증가했지만, 최근 3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서비스 소비도 작년 1∼11월 서비스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뚜렷했던 서비스 생산 증가율은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22년 정점(6.9%)을 찍은 뒤 2023년 3.4%로 둔화한 데 이어 작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재화와 서비스 소비는 번갈아 가면서 증감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동시에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10월 이후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 기대감이 퍼지기도 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 심리는 다시 냉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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