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보급률이 4년 연속 하락해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인 93.6%로 주저앉았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재고가 충분한지를 양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2일 통계청의 신(新)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5%로 1년 새 0.4%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 값이다. 보급률 102.5%는 전체 가구가 100가구라면 주택은 그보다 더 많은 102.5채가 있다는 뜻이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10년(100.5%)부터 2019년(104.8%)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2020년 103.6%로 꺾인 뒤 하락을 거듭했지만 3년 만에 다시 올랐다.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 인천, 지방 모두 상승 반전했다. 반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보급률은 2019년 96.0%에서 2020년 94.9%, 2021년 94.2%, 2022년 93.7%, 2023년 93.6%를 기록했다. 2009년(93.1%)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1인 가구 분화 등에 따른 가구 수 증가를 주택 수가 따라가지 못한 상황에서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겹친 탓이란 해석이 나온다. 주택보급률에 다가구·원룸을 쪼갠 쪽방과 반지하, 지하주택 등 주택 품질이 떨어지는 곳과 빈집도 주택 수에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 대비 양질의 주택 공급은 한층 제한적일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말 기준 서울 가구 수는 414만1700가구인데 주택 수는 387만8500가구로,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26만3000가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이 둔화되며 가구 수 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양상이다. 2023년 서울의 주택 준공(입주)은 4만1218가구로 2009년(3만5390가구)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적었다. 2020년(8만1406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3년 전국 서울 15만4000가구에 달하는 외국인 가구가 가구 수 산정에서 제외된 점을 고려하면 한층 수요가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을 포함해 주택보급률이 100% 이하인 곳은 경기(99.3%), 인천(99.1%), 대전(96.4%) 4곳이다. 그러나 경기 주택보급률은 2023년 0.7%포인트, 인천은 1.2%포인트 상승했다. 대전은 0.8%포인트 하락했다.
지방 주택보급률은 2019년 110.1%에서 2020년 108.9%, 2021년 107.4%, 2022년 107.5%로 줄었으나 2023년 107.7%로 반등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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