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현명하게 키웁시다"…과학상자, 이제 추억 속으로

1980년대부터 큰 사랑을 받아온 추억의 과학 교재 '과학상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식회사 과학상자(옛 제일정밀)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24일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1982년 출시된 과학상자는 일종의 학생용 공구함이다. 볼트·너트·금속·플라스틱 등 다양한 부품과 아크릴 판을 이용해 자동차 등 원하는 모형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설계한 작품을 조립할 수 있다는 특성 덕에 인기를 얻었다. 과거 초등학교에서는 과학상자 조립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과학상자 초기 모델에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과학적인 두뇌를 개발시켜 과학화 시대의 자녀를 현명하게 키웁시다' 등의 문구가 있어 과학 교재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해볼 수 있다.

과학상자가 영업을 종료한다는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과학상자를 갖고 놀며 기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기계공학과로 진학해서 이젠 취업도 했다. 과학상자야 고맙다"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들도 '초등학생때는 비싸서 부모님이 안 사줬는데, 이제는 돈이 있어도 못사게 됐다', '어릴 때 신세를 많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1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과학상자 공식 홈페이지는 트래픽이 몰려 접속이 차단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