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페루의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함정 4척에 대한 착공식(사진)을 지난 10일 열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4월 6406억원에 수주한 중남미 최대 방산 수출 사업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는 3400t급 호위함 1척, 2200t급 원해경비함 1척, 1400t급 상륙함 2척 등 4척을 이날부터 건조했다. 이들 함정은 2026년부터 순차로 페루 해군에 인도된다. HD현대중공업이 함정 설계, 기자재 공급, 공정 노하우를 지원하고 시마조선소가 건조한다. 이 사업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경쟁국을 제치고 기업과 정부가 ‘팀 코리아’를 이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수주할 당시 페루 정부·해군으로부터 15년간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향후 후속 함정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HD현대중공업은 시마조선소 기술 인력 12명을 13일부터 2주간 울산대의 ‘조선해양공학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 페루 기자재 업체와 협력을 넓혀 현지 조선업 경쟁력 강화해 추가 수주 가능성을 더 높인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페루 조선업 역사에서 이번 착공식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K함정이 중남미에 진출하는 서막을 열게 됐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까지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해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페루 시마조선소가 중남미 방산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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