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말 아꼈다가…역풍 맞은 미스 프랑스

입력 2025-01-12 13:49   수정 2025-01-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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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프랑스 선발대회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우승한 안젤리크 앙가르니 필로퐁(사진)이 2015년 이슬람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보복 테러로 현지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언론인이 사망한 테러 관련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항공사 승무원인 앙가르니 필로퐁은 지난달 열린 대회에서 34세의 나이로 '미스 프랑스 2025'에 선발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스 프랑스인 앙젤리크 앙가르니 필로퐁은 지난 8일(현지시간) '쉬드 라디오'에 출연해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당신은 샤를리(Charlie)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프랑스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실었다가 2015년 1월 7일 파리 소재 사무실이 지하디스트의 테러 공격을 받았다. 당시 테러로 기자와 경찰 등 12명이 숨졌다.

이후 프랑스 시민들은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연대의 뜻에서 "나는 샤를리다"고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 해당 슬로건은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에 확산했다.

이날 프로그램 진행자가 앙가르니 필로퐁에게 던진 질문 역시 그가 샤를리 에브도가 추구하는 성역 없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느냐는 취지로 전해졌다.

앙가르니 필로퐁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하며 미스 프랑스로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라디오 방송이 전파를 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은 "대답을 거부함으로써 당신은 샤를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거나 "당신은 프랑스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등의 언급으로 비난했다.

샤를리 에브도 역시 SNS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미스 프랑스는 샤를리가 아니다"는 글과 함께 이슬람 종교 지도자 복장의 세 남성이 '나는 미스 프랑스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는 만평을 실었다.

다만 일각에선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미스 프랑스를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일부러 난감한 질문을 던진 것이고, 이는 인종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앙가르니 필로퐁은 논란이 확산되자 SNS 인스타그램에 해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해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특정 주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 특히 자유와 관용, 존중을 공격하는 이런 테러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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