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쿠팡에 신선까지 뺏길라"…신세계·롯데 '파격 승부수'

입력 2025-01-12 13:19   수정 2025-01-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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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신선식품 시장을 빼앗기 위한 ‘e커머스 1위’ 쿠팡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된 공산품에 비해 아직 신선식품의 e커머스 침투율이 낮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신세계·롯데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들은 자체 온·오프라인 역량을 총동원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는 상황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고급 신선식품 브랜드 ‘프리미엄 프레시’를 출시했다. 쿠팡이 취급하는 직매입 신선식품 중 프리미엄급에만 적용된다. 현재는 과일 품목에만 운영하지만, 향후 다른 신선식품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을 ‘로켓프레시 프리미엄’으로 리뉴얼하고 과일·정육·베이커리 등 13개 카테고리를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중심이던 쿠팡의 신선식품 영역이 프리미엄으로 넓어지면서 쿠팡과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내놓으며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를 준공하는 등 신선식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은 쿠팡에게 미개척지에 가깝다. 생필품 등 공산품 분야에서의 e커머스 침투율이 50%에 육박하는 반면 신선식품은 20%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 식품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커머스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해진 쿠팡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쿠팡의 적극적인 공세에 신세계, 롯데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들은 자사의 온·오프라인 역량을 신선식품에 집중하며 방어 전선을 구축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의 신신석품 경쟁력을 자사의 e커머스앱에 이식하는 방식의 ‘온·오프라인 협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세계 계열 e커머스인 SSG닷컴은 올해 이마트로부터 매입하는 식료품 규모를 전년 대비 3배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매입액이 25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이 금액이 8123억원으로 증액될 예정이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신선식품 소싱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7월 식료품 특화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 쓱배송클럽’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버티컬 식품관 ‘미식관’을 론칭하는 등 앱 내 식품 관련 서비스도 강화했다.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강화하는 것도 쿠팡과의 신선식품 배송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신세계와 CJ그룹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SSG닷컴은 CJ대한통운에 물류를 단계적으로 이관하면서 새벽배송 권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달 새벽배송 서비스를 충청권으로 확장했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마트의 우수한 그로서리 상품을 확대해 상품력을 강화하고, 새벽배송권역을 지속 확대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 말했다.

롯데는 온·오프라인 식료품 사업을 롯데마트·슈퍼가 총괄하기로 했다. e커머스인 롯데온 산하에 있던 온라인식료품 사업 조직이 지난해 10월 롯데마트·슈퍼로 이전 통합된 것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신선식품 노하우를 온라인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 중 그로서리 전문 앱인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하고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게 롯데의 청사진이다. 롯데와 영국의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가 부산에 함께 짓고 있는 1호 풀필먼트센터가 완성되면 식료품 당일·새벽배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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