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 가치, 주요국 꼴찌…루블화 다음으로 약세

입력 2025-01-12 14:44   수정 2025-01-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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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5% 넘게 하락하며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주요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말 1394원70전에서 12월말 1472원50전으로 올랐다. 환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5.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절하율이 6.4%에 달했던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면 주요 20개국 중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이다.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인 △유럽연합(EU) 유로화 2.1% △일본 엔화 4.7% △영국 파운드화 1.7% △캐나다 달러화 2.6% △스웨덴 크로나화 1.6% △스위스 프랑화 2.9%는 모두 원화보다 절하율이 크게 낮았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봐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높았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2.5% 하락했다. 원화보다 절하율이 높은 통화는 환율 변동성이 고질적으로 큰 아르헨티나 페소화(21.6%), 브라질 헤알화(21.4%), 루블화(21.3%), 멕시코 페소화(18.5%), 튀르키예 리라화(-16.5%)등 5개 뿐이었다. 유로화(6.2%), 엔화(10.3%), 파운드화(1.7%), 위안화(2.6%)등 주요 통화의 절하율은 한국보다 낮았다.

한은은 최근 정국 불안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임 의원 질의에 “모형 추정 결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로 전월(1.5%)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전후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영향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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