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격전지 된 '로봇 시뮬레이션'

입력 2025-01-12 18:13   수정 2025-01-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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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분야 경쟁이 언어에서 ‘로봇 시뮬레이션’으로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 구글 네이버 등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을 이끌던 기업이 새로운 전장에서 맞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0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로봇 시뮬레이션 학습을 위한 종합 생태계를 선보였다. 로봇 시뮬레이션 학습은 가상 세계에서 로봇 동작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로봇을 실전에 배치하기에 앞서 가상 환경에서 모든 가능성을 시험하는 예행연습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항공우주, 게임 등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새로 공개한 월드파운데이션모델(WFM) 플랫폼 ‘코스모스’를 결합했다. WFM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설계된 대규모 AI 모델로 현실 환경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공장의 로봇 운영 효율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동작 구현을 위한 학습 데이터 세트 생성이 가능하다.

다른 국내외 빅테크도 로봇 시장을 노린다. 네이버는 공간지능 기술 플랫폼 ‘트윈XR’을 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자 콘퍼런스 ‘단 2024’에서 공개된 트윈XR은 디지털 트윈 솔루션 ‘어라이크’를 기반으로 가상 공간에서 로봇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네이버는 신사옥 1784의 도우미 로봇 ‘루키’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현실 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구성했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모델 ‘소라’ 개발을 주도한 팀 브룩스는 SNS를 통해 “구글 딥마인드는 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대규모 생성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 시뮬레이션은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AGI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춰 다양한 과제를 이해하는 범용 AI를 뜻한다. LLM은 언어 데이터 기반으로만 학습하다 보니 ‘컵이 넘어지면 물이 쏟아진다’와 같은 물리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약점이 있었다. 로봇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현실 세계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AI에 효과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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