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대동 부스에서 지난 10일 만난 원유현 대동 부회장(사진)은 “대동이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우리 실핏줄에 이식해 연합체를 꾸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부회장은 “입었을 때 무겁지 않은 ‘웨어러블 로봇’을 과수 운반에 접목해 시너지를 내는 게 좋은 사례”라며 “농기계 제조 기술만 앞세워 매출을 창출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농기계 전문업체 대동은 8%인 미국 시장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리는 것을 올해 목표로 세웠다. 이날 원 부회장은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농업 솔루션’을 제시했다. 개개인에게 맞춤화한 농업 기술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 더 편리하고 유용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원 부회장은 “대동 브랜드 이미지를 ‘누구나 손쉽게 농사를 짓도록 돕는 종합 서비스’로 구축해갈 것”이라며 “올해를 글로벌 농업 솔루션 진출의 원년으로 삼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CES 2025에서는 특히 AI 기술이 해외 경쟁사와 겨뤄볼 만한 대동의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받았다. 원 부회장은 “미국 존디어와 일본 구보타는 이번 CES에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각각 중대형(61마력 이상) 트랙터, AI 운반 로봇을 선보였다”며 “대동은 이런 트렌드와 함께 정밀농업(최적 생육 및 환경 관리), 무선통신(텔레매틱스) 같은 무형 서비스를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선 초기 단계인 정밀농업 시장을 적극 키울 계획이다. 원 부회장은 “정밀농업과 AI 농기계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기업농과 협업해 세계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밀농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다질 것”이라고 했다. 무선통신 분야에 대해서는 “미국 토양, 온도, 습도, 조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각 주에 적합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도 늘려갈 계획이다. 원 부회장은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에 대동의 AI 가정용 식물 재배기를 장착한 상생 모델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며 “CES에서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는 “AI로 무장한 농업 기술을 앞세워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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