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인적분할 발표 때보다 도 10%가량 쪼그라들었다. GS리테일 한 곳의 시가총액은 약 1조4100억원으로, 경쟁사 BGF리테일(약 1조7600억원)을 크게 밑돈다. 증시 전문가들은 회사를 쪼개서 상장 계열사를 늘리는 것에 투자자들이 큰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쪼개기 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됐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등을 쪼개기 상장한 게 대표적이다. 분할 상장 때마다 주주들의 원성이 컸다. 쪼개져 나간 사업이 대부분 ‘알짜’인데, 이 알짜 주식을 기존 주주들이 받지 못하는 물적분할 방식이 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택해 기존 소액 주주에게도 쪼갠 기업의 주식을 나눠주긴 했다. 하지만 물적분할이든, 인적분할이든 이런 식으로 재상장된 주식을 투자자들은 외면했다. 소액주주들이 모이는 종목 토론방에는 “슈퍼, 홈쇼핑도 다 쪼개서 상장할 것이냐”는 식의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편의점과 슈퍼, 홈쇼핑 등 유통은 내수 소비 침체의 영향을, 호텔 사업은 해외 여행객 감소가 뼈아팠다. 호텔 사업은 작년 11월까지 객실점유율(OCC), 평균객실단가(ADR) 등 주요 지표가 극도로 좋았던 것을 감안하면 12월 비상계엄 사태의 충격이 더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달 이후 객실 가격과 점유율 모두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분할이 기업가치 제고와 큰 관계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회사 가치를 높이고 싶다면 각각의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지, 분할이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GS피앤엘을 지주사 GS 자회사로 편입해 지주사가 더 수월하게 배당을 받으려는 게 분할의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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