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고급 신선식품 브랜드 ‘프리미엄 프레시’를 내놨다. 쿠팡이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신선식품 가운데 최상품이 주로 배치됐다. 포장도 기존 로켓프레시 상품과 완전히 다르게 고급화했다. 당장은 과일 위주지만 향후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백화점 식품관의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쿠팡은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내놓으며 신선식품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지난해 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를 준공하는 등 신선식품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와 슈퍼가 장악한 신선식품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혔다. 여기에 더해 백화점 식품관까지 넘보는 것이다.
신선식품에 쿠팡이 큰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을 확대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생필품 등 공산품 분야에선 e커머스가 오프라인 유통사와 비슷하게 50% 가까이 시장을 차지했지만 신선식품 분야에선 점유율이 20% 수준에 불과하다. 쿠팡에 미개척 시장인 것이다.
이에 맞서는 롯데, 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은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역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온라인에 이식하며 온라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올해 이마트로부터 매입하는 식료품 규모를 전년 대비 세 배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매입액이 2500억원이었는데 올해 이 금액을 8123억원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신선식품 조달 능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롯데는 온·오프라인 식료품 사업을 롯데마트·슈퍼가 총괄하기로 했다. 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만으론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롯데마트·슈퍼의 신선식품 사업 노하우를 온라인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그로서리 전문 앱인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하고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롯데와 영국의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가 부산에 함께 짓고 있는 1호 풀필먼트센터가 완성되면 식료품 당일·새벽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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