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치솟자 인버스 투자자 '치명상'

입력 2025-01-12 17:34   수정 2025-01-13 00:45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 급등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4.63%였다. 같은 기간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99.59% 하락하며 국내 상장 ETN 중 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갔다. 전체 ETN 수익률 하위 5개가 모두 천연가스 인버스 ETN이었다.

천연가스 인버스 ETN 수익률이 급락한 건 기록적인 한파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미국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이달 중순 한파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천연가스 매수세가 몰렸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증가하며 미국 내 재고가 감소한 것도 가격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운송을 중단시켰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미국산 LNG 의존도가 높아졌다.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LS증권 리서치 투자전략팀은 “유럽은 규정에 따라 11월 1일까지 천연가스 재고를 전체 용량의 90% 이상으로 채워야 한다”며 “이번 겨울이 끝날 무렵 유럽의 천연가스 저장 수준은 35~40%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 말 재고 수준이 낮을수록 유럽은 내년 겨울을 앞두고 봄과 여름에 더 많은 가스를 구매해야 하는 만큼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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