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현대'도 뗄 각오…"美 생산 늘려 글로벌 정조준"

입력 2025-01-12 18:09   수정 2025-01-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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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 장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담당 부사장(사진)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간담회를 열어 “새로운 정부가 북미 거점 생산을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생산 거점을 늘리고 협력사도 현지 조달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트럼프 정부가 제시한 명확한 규제 방침이 없어 최대한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국가를 상대로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해 해외 제조업이 미국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슈카 부사장은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고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파워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재차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인베스팅 데이에서 10% 안팎인 글로벌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10년간 CES에 참가해 다양한 고객사와의 네트워킹을 꾸준히 넓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브랜드에서 ‘현대’를 지우는 방안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모비스라는 기업을 글로벌 완성차 대상으로 알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2001년 10억달러에 불과하던 해외 수주 실적이 2023년 92달러까지 뛰었고, 지난해도 예년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기술 혁신이다. 마슈카 부사장은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가 매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단순히 부품 회사가 아니라 테크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메시지를 각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미국 모셔널과 합작 투자해 자율주행기술 레벨 4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외 시장을 대상으로 맞춤화 영업 전략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라스베이거스=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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