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이런 풍경을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5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학교 예술강사 지원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각 시도교육청도 덩달아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27억원이던 예산을 올해는 7억5200만원으로 줄였고, 서울교육청은 48억원에서 33억원으로 축소해 예산을 편성했다. 인천·광주·전남·제주 교육청도 마찬가지로 예산을 감축했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는 것 자체는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게 맞다. 문제는 학교 예술강사 지원 사업이 과연 그런 사업인가 하는 점이다. 영국의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파트너십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예술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교육의 이런 측면 때문에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턴어라운드 아트’라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수업을 학교 정기 커리큘럼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부 기관, 비영리 단체, 민간 후원자들이 손잡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초 8개 학교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고, 수차례 정권이 바뀌는 와중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문체부는 올해 세계적인 문화강국 실현을 위해 K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콘텐츠 분야에 예산 1조2995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문화강국 주역이 될 미래 세대의 문화예술 교육은 외면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에 대한 투자야말로 가장 현명한 투자임을 인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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