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우선주의 넘어 패권주의로 가는 트럼프 2기

입력 2025-01-12 17:54   수정 2025-01-13 07:2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당선 직후부터 전 세계에 드리워진 트럼프발 불확실성은 이제 두려움과 공포로 현실화하고 있다. 무역 관세뿐만 아니라 안보 외교 등을 망라하는 모든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서는 패권주의적 행태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럼프와 그 참모들이 쏟아낸 발언들을 보면 2017년 1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점과는 확연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우선 관세를 포함한 대외정책이 전례 없이 과격하면서도 분명하게 수치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 우방인 캐나다 총리 사임을 야기하고,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적 야욕을 감추지 않는 등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극단적 이익 추구에 나서고 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지속적으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그동안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제질서의 험난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위기 속에서 적잖은 한계를 안고 있지만 무엇보다 자유진영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비록 트럼프가 우방들에 이런저런 압박을 가하고는 있지만 한국이 북·중·러에 대항하는 한·미·일 협력의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고, 그것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한국은 중간재와 소비재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소비재를 통해서는 값싼 중국 제품의 범람을 메울 대안이 될 수 있고, 반도체 배터리 등의 중간재는 미국 기간산업 경쟁력에 긴요하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다. 그런 점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하고 양자 회동까지 추진하는 것은 기업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외교든 통상이든 모든 거래는 호혜성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필두로 이른 시기에 방미단을 꾸려 트럼프와의 회담에 나서야 한다. 복잡한 현 정국이 정리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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