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은 1979년 설립된 대성산업가스다. 대성산업이 재무 상황 악화로 2017년 MBK파트너스에 이 회사 경영권을 1조8000억원에 매각했고, 2년 뒤 맥쿼리자산운용이 2조5000억원에 인수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인수한 2019년 5913억원에 그친 DIG에어가스 매출은 2023년 7312억원으로 4년 만에 2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 늘었다. 순이익은 354억원에서 1227억원으로 3.5배가량 급증했다.
DIG에어가스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수주했거나 수주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고려하면 올해와 향후 수년간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 가스 회사는 확정적인 미래 실적까지 고려해 몸값을 책정하기 때문에 보통 EBITDA 멀티플(거래배수) 20배를 적용한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국내 4위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블랙록에 매각할 때 EBITDA 멀티플 25배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각 작업을 진행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몸값도 EBITDA 멀티플 20배 수준으로 논의됐다. DIG에어가스의 몸값이 4조~5조원대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인프라 투자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외 대형 PEF들도 인수 후보다. 지난해 DIG에어가스의 경쟁사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콜버크크래비스로버츠(KKR), MBK파트너스, 칼라일, 스톤피크 등이 참여했다. MBK파트너스를 제외한 나머지 운용사가 DIG에어가스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디스플레이와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용 가스가 필요한 국내 주요 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 DIG에어가스가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5공장 건설을 중단하며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됐다. 이 때문에 판매자와 인수 희망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가 벌어져 매각 작업이 멈췄다.
IB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로덕츠 사례처럼 반도체 업황이 DIG에어가스 M&A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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