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곳에서 만들고 있는 함정과 잠수함은 모두 6척. 동시건조 기준으로 세계 최고라고 HD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문장(전무)은 “미국에서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할 수 있는 제너럴다이내믹스와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는 미 해군이 요구하는 연간 신조 건수(5척)에 한 참 못미치는 연 1.6~1.8대만 만들고 있다”며 “나머지는 한국이 해결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면서 조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함정 유지운영보수(MRO)는 물론 신규 건조시장까지 열릴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할 수 있는 미 해군의 MRO 물량은 7함대 군수지원함 35척 뿐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수주한 MRO 사업 역시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윌리 쉬라)와 급유함(유콘)이 전부였다. 2023년 기준으로 7함대가 군수지원함 MRO에 쓴 돈은 2억5000달러(약 3600억원)였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한 척 수주 분량 밖에 안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 척에 2000만~3000만 달러에 불과한 군수지원함 MRO를 따내기 위해 세계 1, 2위 조선사가 독를 비울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 큰 일감을 따내기 위해 일단 군수지원함 MRO로 신뢰를 쌓는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 해군이 전투함 MRO부터 개방의 폭을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방문한 HD현대중공업은 MRO 수주를 위해 4번 독를 비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특수선사업부에 있는 독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미국 서부 태평양과 인도양 등을 담당하는 미국 7함대는 제 때 수리를 못해 전투함 100여대중 30~40척 정도만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상황도 비슷하다. 2021년 10월 좌초된 핵 추진 공격 잠수함 코네티컷함은 20개월을 기다리다 겨우 수리에 들어갔는데, 수리 기간만 최소 31개월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수리 기간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MRO 경쟁국인 미국이나 싱가포르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미 해군도 지난해 8월 윌리 쉬라 군수지원함 MRO를 맡은 한화오션의 실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함 신규 건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의회는 주력 함대인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을 매년 5대 정도 만들 계획이지만, 미국에서 만들 수 있는 물량은 잘해야 1.6~1.8대 뿐이다. HD현대중공업이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에에 해당하는 이지스 구축함을 연간 2 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한화오션도 1대 이상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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