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소속 가수가 단체로 출연하는 자체 브랜드 공연 ‘SM타운 라이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5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이틀간 성대하게 꾸며졌다. 아티스트 98명이 참여해 59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이틀간 동원된 관객은 4만 명이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1995년 2월 14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SM은 한국 K팝 기획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H.O.T.와 S.E.S., 신화를 통해 ‘한국 아이돌’이라는 형태를 구축했고, 보아를 일본 음악 시장에 데뷔시키며 K팝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놨다. 동방신기로 2000년대 아이돌 부흥을 이끌었고,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레드벨벳 NCT 에스파 라이즈까지 혁신적 콘셉트와 독창적 음악색을 지닌 팀을 꾸준히 발굴해 K팝 리딩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다양한 국적·연령의 관객은 SM이 대중의 사랑 속에서 걸어온 30년의 세월을 보여줬다. 공연 슬로건 ‘더 컬처 더 퓨처’는 지금까지 쌓아 올린 문화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K팝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뜻이다. SM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느낄 수 있도록 세트리스트를 구성했다. 현재는 회사를 떠난 H.O.T. 토니 안, S.E.S. 바다,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가 참여해 의미를 더했고, 선후배가 함께 꾸미는 합동 무대는 물론이고 미래를 책임질 연습생의 무대도 선보였다.
보아는 전날 NCT 위시 시온에 이어 라이즈 쇼타로와의 호흡으로 ‘온리원’ 퍼포먼스를 완성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슈퍼주니어 ‘쏘리쏘리’, 엑소 ‘으르렁’, 레드벨벳 ‘빨간 맛’, 에스파 ‘슈퍼노바’ 등 히트곡 무대에서는 쩌렁쩌렁한 떼창이 나왔다. 버추얼 가수 나이비스와 SM이 제작에 참여한 영국 아이돌그룹 디어앨리스, 30주년 기념 앨범의 무대도 최초 공개돼 SM이 추구해온 음악적 다양성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의 대미는 ‘SM타운 라이브’의 상징인 단체 곡 ‘빛’이 장식했다.
2023년 경영권 분쟁 끝에 회사를 떠난 이 전 총괄프로듀서는 초대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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