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에 폐렴 관련 사망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장례식장에서 대기 후 장례를 치르거나 화장장 예약을 하지 못해 사일장을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하루 22구 화장 능력을 갖춘 청주 유일 화장시설인 목련공원은 오는 14일까지 화장 예약이 가득 찼고 오는 15일에도 16구의 화장 예약이 돼 있다.
작년 12월 초중순만 해도 조용했는데 월말부터 갑자기 예약이 차기 시작했다는 게 화장장 관계자의 얘기다.
갑자기 늘어난 장례 수요에 빈소가 뒤늦게 차려지기도 하고 화장장 예약 문제로 장례를 하루 더 연장하는 유가족들도 적지 않다. 지난 11일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빈소 9개 만실로 유족들이 고인(3명)을 안치실에 모셨다가 다음 날 빈소를 차리고 문상객을 맞이했다.
하루에 많게는 3팀이 사일장을 치르고 삼일장을 치른 뒤 시신을 안치해뒀다가 다음 날 화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는 게 장례식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시기이지만 폐렴이 사인인 고인들이 다른 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며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때를 제외하곤 사일장을 치르는 사례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유행 정점 때와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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