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줄었지만…아이오닉6·EV6는 다 받는다

입력 2025-01-13 16:18   수정 2025-01-13 16:58


올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중앙정부가 주는 구매보조금이 대당 최대 58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삭감돼 지난해보다 70만원 감소했다.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최대치를 받는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6와 기아의 EV6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Y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17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안전 관련 기준 대폭 강화

환경부는 최근 전기차의 안전과 성능에 따라 보조금 규모를 달리하는 내용의 ‘2025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환경부는 1회 충전 시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주행거리를 지난해 400㎞(중·대형 승용차 기준)에서 440㎞로 늘렸다.

또 자동차 업체가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배터리 충전량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 배터리 성능이나 전기차 가격과 무관하게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현재 자동차 제조·수입사 중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은 테슬라와 BMW 등 두 곳이다. 테슬라는 유예기간(오는 6월 30일)까지 보험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환경부에 밝혔으나 BMW는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가 유예기간까지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구매자는 올해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조만간 국내 출시가 예정된 중국 비야디(BYD) 차량도 회사가 이 기한까지 책임보험에 가입하겠다는 확약서를 정부에 내야만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가 불가능한 전기차를 폐차하고 새 전기차를 사면 내년 말일까지 20만원이 추가로 지원된다. 이 역시 전기차 안전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과거 출시된 쉐보레의 볼트EV와 르노삼성 SM3 등이 BMS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차량으로 파악된다.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는 차량 가격은 지난해 55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낮췄다. 전기차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도 보조금 지원액 상한에 맞춰 폭스바겐 ID.4 등의 가격이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제조사가 차량 가격을 할인하면 기존 할인 인센티브에 더해 추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제조사가 500만원 내에서 가격을 할인하면 한도 100만원 내에서 할인액의 20%를 추가 보조금으로 주는 식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도 할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 토레스 EVX에 최대 5%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현대차와 기아도 조만간 차종별 할인 금액을 공개할 예정이다.
○ 배터리 성능 좋아야 보조금 지급
올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안의 또 다른 핵심은 배터리 성능이다. 저렴하지만 주행거리가 짧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장착한 수입차보다 비싸지만, 성능이 좋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제품을 장착한 국산 전기차를 우대한 셈이다.

그 덕분에 현대차 아이오닉6와 기아 EV6가 국가 구매보조금 최대 한도(580만원)를 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Y는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17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 국가 구매보조금 최대한도인 580만원을 다 받을 수 있는 차량 가격은 5300만원 미만이다. 작년(5500만원)보다 200만원 내려갔다. 5300만~8500만원은 절반인 29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고, 8500만원이 넘는 전기차는 한 푼도 못 받는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대형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란 얘기다.
차값이 5300만원에 못 미쳐도 580만원을 다 받는 건 아니다. 전기차 성능(최대 300만원), 안전 등 나머지 조건(최대 280만원)이 기준에 못 미치면 깎이는 구조다. 성능 부문의 핵심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다. 중·대형 승용차는 지난해 400㎞에서 올해 440㎞로 강화됐다. 주행거리가 440㎞에 못 미치면 10㎞마다 8만1000원씩 깎는다. 경·소형 승용차는 주행거리 280㎞를 기준으로 10㎞마다 5만원씩 뺀다. LFP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30% 이상 긴 삼원계(NCM)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유리한 구조다.

지난해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주기로 했다. 차량정보수집장치(OBDⅡ) 외에 ‘배터리 충전정보 제공’ ‘주차 중 이상 알림 기능’을 갖춘 차량에 안전보조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지원한다. 자동차 제조사가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충전량정보(SOC)를 완속충전기에 제공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한 푼도 안 주는 항목도 신설했다. 다만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은 6개월, 배터리 충전량 정보 제공은 12개월의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자동차 판매사가 전기차 할인 프로그램 운영하면 추가 보조금 지급
○ 제조사 할인하면 보조금 추가
환경부는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금과 별도로 추가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소비자가 580만원보다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우선 자동차 판매사가 개별적으로 전기차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그에 해당하는 추가 보조금을 배정한다. 5300만원 미만 전기차를 판매사가 추가 할인하면 500만원까진 20%, 500만원 초과 할인분엔 40%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식이다.

19~34세 젊은 층이 첫 차로 전기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의 20%를 추가 지급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해 18세 이하 자녀가 두 명이면 100만원, 네 명까지 한 명당 100만원씩 추가로 보조금을 준다.

자동차 제조·수입사가 ‘저공해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면 주어지는 보조금(최대 140만원)과 급속충전기를 일정 수 이상 설치했을 때 보조금(최대 40만원), 차량에 외부로 전력을 내보내는 기능(V2L)이 들어간 경우 보조금(20만원), 고속 충전이 가능하면 지급되는 보조금(최대 30만원) 모두 작년과 같다.

무공해 승합차 종류 및 연료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 경우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 어린이 통학용 버스 및 수소버스 보급 실적이 있고, 시설 및 인력 기준을 갖춘 제조·수입사에 최대 700만원을 지급한다.

다른 차종 대비 보조금 액수가 많은 만큼 보조금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조·수입사와 구매자가 특수 관계에 해당하면 재지원 제한 기간(2년)을 적용할 방침이다.

어린이 통학용 전기승합차는 예산 단가를 별도 편성해 대형 기준 최대 1억1500만원, 중형 1억원까지 지급되도록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전기화물차는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지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기술 추가 보조금을 도입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80㎞를 넘는 차량과 고속충전(150㎾ 이상) 기능을 갖춘 차량에 추가 보조금(인센티브)을 지급하고, 보조금이 삭감되는 충전 속도 차등 기준도 90㎾에서 100㎾로 강화해 성능 좋은 신차를 개발하도록 유도한다.

화물차 수요가 있는 농업인이 구매하면 국비 보조금을 10% 추가 지원하고, 제작사 차량 할인액에 비례해 보조금 추가 지원을 확대하는 등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환경부 누리집, 무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올려 보조금 개편안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보조금 산정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취합한 뒤 전기차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및 차종별 국비보조금 액수를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이달 하순부터 보조금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