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무것도 없던 유메시마 엑스포 부지에는 이제 수많은 건물이 들어섰다. 올해 초만 해도 일본 국내에서 여러 우려가 들려왔지만,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박람회장을 둥글게 감싼 ‘윙’이라는 목조 구조물이 보란 듯이 자리 잡았다.건설 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 부족으로 건설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던 참가국들이 많아 원활한 일정 추진에 우려를 자아내었지만 이제 각국은 이런저런 형태로 파빌리온을 건설하고 있다.
그중 한국은 전체 참가국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건축물 공사를 마치고 올해부터 내장 및 전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람회장으로 진입하는 지하철도 예정보다 앞당겨 개통될 예정이며, 간사이 공항 외에 내년 4월부터는 고베 공항도 임시로 국제공항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사카에서의 엑스포 개최는 역대 두 번째이다. 1970년 개최 당시에는 330㏊ 규모로 총 76개국이 참가, 6421만명이 방문했다. 아시아에서 첫 개최로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였다. 인류의 진보와 조화라는 테마로 개최된 박람회에서는 55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화상전화, 전기자동차, 무빙워크 등 최근에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을 다수 선보였다.
이번 엑스포는 오사카 이외 간사이 지역을 함께 해외에 어필한다는 측면에서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로 명명되었다. 간사이 지역은 오사카, 교토, 나라, 효고 등 일대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일본은 지역적으로 크게 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 지역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 지역으로 나뉘는데 이 두 지역 간에는 문화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
가령 도쿄에서는 에스컬레이터 진행 방향 왼쪽에 서는 반면, 오사카에서는 오른쪽에 선다. 일반적으로 간사이 사람들은 성격이 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향은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도, 그리고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다른 한편 솔직하며, 인정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사이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어가 상대방 제품에 대해 비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팔고자 하는 제품에 혹평받았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이는 상대방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간사이 사람은 간토 사람에 비해 물건 가격을 잘 깎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격을 깎으려는 사람은 오사카 사람이고, 고베 사람은 잘 깎지 않으며, 교토 사람은 심지어 가격표도 잘 안 보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155㏊ 규모로 161개국이 참가하고 2820만명의 방문을 예상한다.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이라는 테마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에서 과연 어떤 새로운 기술이 선보일지 기대된다.
오사카 엑스포에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전기버스, 수소연료전지 선박 등 새로운 기술의 실증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산업, 문화, 인적교류 등 다양한 행사가 엑스포를 계기로 펼쳐질 예정이다. 엑스포와 함께 간사이 지역 사람들의 빠르고 적극적인 성향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양국 간의 교류와 비즈니스 면에서도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우리 기업들이 일본 오사카에서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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