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침체로 하이일드펀드도 자금 유출...비우량 회사채 ‘흔들’

입력 2025-01-13 14:16  

이 기사는 01월 13일 14: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에 이어 공모주 하이일드펀드가 기업공개(IPO)시장 악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모주 시장 침체로 회사채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어려워진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면서다.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 자금 순유출
13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에서 2620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부터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만큼 지난 6개월 사이 자금 유출이 집중됐다. 자산운용사를 가리지 않고 자금이 빠졌다.

‘하이일드펀드 명가’로 알려진 다올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다올공모주하이일드증권에서 6개월간 각각 967억원, 677억원이 유출됐다. 사모재간접펀드 미래에셋IPO공모주셀렉션에서 290억원, 코레이트하이일드공모주플러스에서 72억원이 유출됐다.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는 자금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공모주에 투자해 플러스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이런 방식으로 연 10% 이상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가 나오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위험, 중수익 공모주 펀드로 분류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공모주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 공모주 투자에 따른 플러스 수익이 나오지 않아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다. 하반기 공모주 수익률은 12.59%로 상반기 88.47%에 비해 75.8%포인트 하락했다.

한 공모주 운용사 대표는 “회사채를 높은 가격에 매입해 펀드를 설정한 이유는 공모주 수익률 때문이었다”며 “공모주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하이일드펀드 전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도 악영향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의 자금 순유출이 BBB+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이일드펀드는 통상 1년~3년 이하 중·단기 회사채를 담는데,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면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다. 회사채 발행 기업은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하이일드펀드를 포함해 공모주 관련 펀드의 인기도 하락하는 추세다. 자금의 50% 이상을 벤처기업이나 코스닥시장 상장사에 투자하는 ‘코스닥벤처펀드’에서도 6개월간 2865억원이 빠졌다. 자금의 70% 국공채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일반 공모주 펀드’에서도 449억원이 순유출됐다.

증권업계에서는 LG CNS 상장 이후 공모주 시장이 다시 훈풍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공모주 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는 공모주 수익률 하락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자금을 뺀 뒤 다시 투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기업들이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공모주 수익률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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