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 18번홀(파5). 단독 4위로 마지막 홀에 들어선 닉 테일러(37·캐나다)가 239야드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뒤편 펜스에 붙었다. 무벌타 구제 후 핀까지 남은 거리는 18m. 테일러는 침착하게 라인을 살핀 뒤 과감하게 칩샷을 날렸고, 공이 핀을 향해 정확히 굴러가더니 홀컵에 그대로 ‘쏙’ 빠져 들어갔다. 테일러가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선 순간이다.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테일러는 끝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5시즌 두 번째 대회인 소니 오픈 챔피언이 됐다. 이날 5언더파 65타를 친 테일러는 최종 합계 16언더파 264타로 니코 에차바리아(콜롬비아)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테일러는 세 번째 샷을 핀 1m 안쪽에 붙여 버디를 잡은 가운데, 에차바리아의 1.5m 버디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 승부가 갈렸다.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테일러는 지난해 2월 WM 피닉스 오픈 이후 11개월 만에 PGA투어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우승상금은 156만6000달러(약 23억원)다. 아마추어 세계 1위 출신인 테일러는 최근 3승을 모두 연장 승리로 챙겼다. 2023년 캐나다 오픈에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상대로 4차 연장전 끝에 22m 이글퍼트로 승리를 거뒀고, 지난해 피닉스 오픈에선 2차 연장전에서 찰리 호프먼(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J.J 스폰(미국)은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슈테판 예거(독일)와 함께 공동 3위(15언더파 265타)로 대회를 마쳤다. 16번홀까지 선두를 달렸던 스폰은 17번홀(파3)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1타를 잃어 선두에서 밀려났고,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놓쳐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날 1언더파 69타를 친 김주형(23)은 시즌 첫 출격 대회에서 공동 65위(4언더파 276타)라는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2라운드에 5언더파를 몰아쳐 선두를 3타 차까지 따라잡았던 그는 무빙데이 3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무너졌고, 이날 순위가 더 내려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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