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外人 '러브콜'…한화에어로 주가 '진격'

입력 2025-01-14 08:07   수정 2025-01-14 08:08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자주국방 기조 확산 속에 미·중 갈등 격화가 예상돼 국내 방산업체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직전일 대비 1만7000원(4.49%) 오른 39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8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중 39만8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주가에 불을 붙였다. 이날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477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다. 2위 한미반도체(136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기관도 54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5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가는 최근 우상향 추세다. 비상계엄 이후 주춤했던 주가는 지난해 12월9일 27만9000원까지 내렸으나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41.7% 뛰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 각국의 군사 경쟁이 심화하며 자주국방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부터 미국의 대외·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인 국무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고위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한다.

특히 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지명된 엘브리지 콜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방부차관보를 맡았던 인물이다. 콜비 정책차관 지명자는 한국의 핵무장을 주장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와 자주국방을 강조해왔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방위비 확대를 압박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는 안 된다. 5%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동맹에 의존한 안보 정책보다 자주국방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글로벌 자주국방 기조가 확대 분위기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세계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조만간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K9 자주포는 한국을 비롯해 폴란드, 노르웨이, 이집트, 호주, 핀란드, 에스토니아, 터키, 인도, 루마니아 등 전 세계 10개국이 운용 중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패권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안감 확대와 무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 방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가 제시한 한화에어로스페스의 매출액,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7063억원, 5940억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0.9%, 24.5% 늘어난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47만5000원에서 50만원으로 높였다.

서준모 KB증권 연구원은 "천무 다연장 로켓과 K9 자주포의 폴란드 납품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해 4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3분기 기준 항공우주 부문의 수출 비중은 57%, 지상방산은 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당순이익(EPS)이 0.8%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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