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순위 조작 아니야?"…한국 앱 차트에 무슨 일이

입력 2025-01-13 15:31   수정 2025-01-13 15:37


중국산 앱들이 한국 앱 마켓 인기 순위를 점령하며 순위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불투명한 앱 마켓의 순위 산정 기준에 대해 규제와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중국산 번역 앱인 ‘실시간 번역 소프트웨어&영어 번역기 프로’가 일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2위를 제외한 6위까지 모두 중국산 앱이 차지했다. 2위는 미국 오픈AI의 챗GPT였다. 13일 오전 기준으로는 ‘자동 클릭기’와 ‘스마트폰 클론 - 데이터 이동 도우미’가 실시간 인기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앱스토어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오른 중국산 앱들은 대부분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도구 앱이다. 업계에선 이 앱의 실제 사용자가 극히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국산 앱이 인기 순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의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9일 중국산 숏폼 드라마 앱들이 일간 인기 순위 20위권에 들었으나, 사용자 수와 신규 설치 수는 유사한 순위의 다른 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중국산 숏폼 드라마 앱 ‘쇼트 릴스’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앱 사용률 1위인 넷플릭스를 제치고 9위에 올랐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쇼트 릴스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만1600명으로, 넷플릭스(약 800만명)의 1% 이하다.

앱 마켓 인기 순위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한 요소다. 사용자들이 앱을 선택할 때 주요 기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기 순위의 구체적 산정 기준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순위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업계는 다운로드 수, 신규 설치 수 변화율, 활성 사용자 시간, 유저 평가 등이 기준일 것으로 추정한다.

해외 앱 마켓이 지배적인 국내 앱 플랫폼 시장에서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인기 순위가 신규 이용자 유입의 핵심 요소인 만큼, 순위 산정 기준의 투명한 공개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22대 국회에서는 앱 마켓 사업자가 매출 순위 등을 매기지 못하게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발의됐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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