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석유화학…LG화학·SK인천석유·HD현대케미칼 자금시장 등장

입력 2025-01-13 15:16  

이 기사는 01월 13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연초 자금시장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업황 악화에 따른 신용도 하락 우려 등을 이겨내고 목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이 오는 14일 15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SK인천석유화학은 2013년 SK에너지의 인천CLX 부문이 인적 분할해 출범한 기업이다. 올해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타난 석유화학 기업 회사채다. 흥행 여부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2년물, 3년물, 5년물로 구성한다.

LG화학도 자금 조달에 나선다. 오는 17일 3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투입할 전망이다. LG화학은 2018년과 2020년 각각 발행한 2700억원, 25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의 만기가 내년 2월 도래한다. 같은 날 HD현대케미칼도 9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HD현대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기관들이 자금을 푸는 연초 효과를 노리고 석유화학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초효과의 온기가 석유화학 업계로 확산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로 석유화학 신용도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LG화학이 대표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이 외에도 여천NCC, 롯데케미칼, 효성화학, SKC,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있다.

정부 차원의 석유화학 업계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장 매각 등 사업 재편을 유도하고 고부가·친환경 분야로의 진출 지원하는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빅딜’과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 카드가 빠졌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큰손' 기관들도 석유화학 기업 회사채를 외면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석유화학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효성화학, 여천NCC 등은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의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석유화학 업계의 신용도 하향 압력 완화를 위해선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재무 리스크 경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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