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방패' 병사들, 尹 체포 시도 중단 후 버스서 밤새 대기

입력 2025-01-13 16:22   수정 2025-01-13 16:26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인간 방패'로 동원된 육군 병사들이 영장 집행 중단 후 버스에서 취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집행이 저지되자 발걸음을 돌렸던 공수처가 다음날 다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병사들을 밤새 대기시킨 것이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병사들은 1차 집행 다음 날인 4일까지 관저 인근 버스에서 철야 대기했다.

55경비단은 관저 내 숙영 시설이 없고, 휴게 공간만 있다. 병사들은 3교대로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외곽 경호 업무를 맡아왔다. 1차 집행 당일 가용 인력을 대부분 동원해 휴게 공간이 부족해지자 병사들은 버스에서 대기하고 잠을 자며 추가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처는 그간 55경비단 동원을 부인해왔으나 경찰 수사 결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55경비단 동원을 지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차장은 경호처 내 대표적 '강경파'로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1차 집행 당시 공수처를 가로막은 1차 저지선 현장에도 있었다.

경호처 직원 50여명과 55경비단 병사 등 군부대 인력 30~40명으로 구성된 이 저지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수처에 뚫렸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 병력이 대거 동원되자 비판적 여론을 목격한 55경비단 장병 사이에서 동요가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란한 분위기 속 55경비단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빠졌으나, 3차 저지선에서 다시 동원됐다.

경찰은 경호처 직원, 33군사경찰경호대 및 55경비단 병사 등 200여명이 '인간 띠'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일반 병사들을 입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55경비단은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는 동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55경비단을 체포 저지에 동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경호처에 전달했고, 경호처가 "알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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