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63·군법무관 7회) 법무법인 한중 대표변호사와 금태섭(58·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가 안 변호사로 단일화했다. 이로써 오는 20일 예정된 변협 회장 선거는 안 변호사와 김정욱(46·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안 변호사 측 캠프는 13일 "안 후보와 금 후보가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특정 세력에 의한 협회 사유화를 저지하겠다는 대의 아래 두 후보가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로 했고, 상당한 논의를 거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날 단일화에 합의하고 양측에서 150명의 선거인단을 모은 뒤 이날 온라인 투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겨냥한 '특정 세력'은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를 중심으로 구성된 김 변호사 지지층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변호사는 2015년 로스쿨 출신 법조인으로 구성된 한법협의 초대 회장을 지냈고,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냈다. 지난 선거에서 김영훈 현 회장이 당선되는 과정에서도 한법협 회원들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의 단일화에는 변협 내 한법협 회원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한 변호사들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측 캠프는 "두 후보가 한법협이 더 이상 존재할 이유도 없는데도 일부 변호사들이 이를 집행부 장악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를 막기 위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금 후보에 감사드린다"며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집행부 교체를 이뤄내고,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는 3만여 변호사들의 복지와 안녕을 증진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부족해 여기서 선거 운동이 멈추게 돼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안 후보가 본선에서도 꼭 이겨 변협을 잘 이끌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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